사고로 어린 소녀가 되어 버린 아내, 다인.
그녀를 곁에서 보살피는 남자, 강.
시간과 인연이 얽힌 섬세한 심리를 그려 낸 김하림 작가의 장편 소설
“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사고 후 혼수상태에 빠져 90일 만에 깨어난 아내, 김다인.
십 년의 시간을 거슬러 열아홉 소녀가 된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제가 다인 씨를 좋아합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다인 앞에 나타난 남자, 윤강.
기억 속에 없는 이름, 낯설기만 한 얼굴.
스물아홉, 결혼을 했고 이 남자가 내 남편이란다.
살아난 기회를 얻은 대신 살아온 시간을 잃었다.
잃어버린 시간만큼 가까워질 수 없는 현재의 인연.
나는 열아홉인데, 그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사랑한다면서 그렇게 태연할 수 있어요?”
“지금 당신은 내 아내가 아니니까.”
눈앞의 열아홉 소녀는 알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그리운지.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사랑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