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첨단 과학으로 번성하는 이 시대에
사주가 맞는다는 이유로 결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형은 그냥, 와서 마음에 드는 여자 고르기만 하면 돼.”
“얼굴도 모르는 여자랑 어떻게 결혼을 해?”
할아버지가 정해 주는 알지도 못하는 여자와 결혼을 하느냐,
아니면 문중에서 쫓겨나 거리로 나앉느냐.
선택의 기로에 선 재원은 전혀 다른 선택지를 만들어야만 했다.
“가짜 약혼녀 해 볼 생각 없어?”
“글쎄요. 제가 거짓말을 잘 못해서.”
트래펄가 광장, 5월의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 만난,
그 햇살보다 더 눈부신 남자가 건네 온 제안.
수은은 재원이 내민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뜻밖이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