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꿩 대신 닭인 셈인가요?”
“뭐라고요?”
효은의 맞선남과 얼떨결에 밥을 먹게 된 동희는
닭이라는 그의 말에 자존심이 상했다.
심지어 이 남자는 연인까지 있었다.
“총각 가슴에 불을 질렀으니 책임지십시오.”
“일부러 그런 게 아니거든요?”
엮이지 않으려 약속 장소에도 나가지 않았건만
어떻게 된 일인지 자꾸만 마주친다.
“우리 약속 장소가 윌리엄스버그였나 봅니다.”
“최성현 씨, 지금 장난해요?”
“우리가 장난칠 만한 사이였습니까?”
남자의 순정을 짓밟았다며 웃는 그에게 속수무책 마음이 끌린다.
알쏭달쏭 알 수 없는 당신. 꿩 대신 닭? 닭 대신 꿩?
“그래서, 지금도 난 꿩 대신 닭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