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찾아온 불행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하윤은
어릴 적 잠시 살았던 강원도 홍천의 초등학교에 계약직 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들과의 술자리에서 과음한 다음 날,
하윤은 어째서인지 낯선 남자의 집, 침대 위에서 눈을 뜬다.
자신이 ‘원나잇’을 했다는 사실에 놀란 하윤은
두 번 다시 그와 마주칠 일이 없기를 바랐지만,
남자는 그녀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로 찾아와 자신이 동창이라는 사실을 밝히는데…….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멋지게 변한 동창생, 최근식.
그는 재회한 순간부터 끊임없이 하윤의 곁을 맴돌며 그녀를 흔든다.
***
“안아도 돼?”
“…….”
“안 될까?”
“불꽃놀이 봐야 하잖아.”
“불꽃놀이는 내방에서도 잘 보여.”
근식의 손을 잡고 그의 방을 향해 걸어가며 하윤은 잠시나마 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전에도 느낀 건데…….”
아래로 내려온 근식의 커다란 손바닥이 교차된 팔에 미처 다 가려지지 못한 가슴 윗부분을 쓰다듬었다.
“네 가슴, 몸에 비해 크고 예뻐.”
근식의 노골적인 말에 하윤은 귀까지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그렇게 겁먹은 표정 짓지 마. 그럼 더 괴롭히고 싶어진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