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했고 또 그리웠던 아버지. 그 아버지와 사진부 친구들과 함께 한
하진이의 특별하고 감동적인 여름 날의 수채화 같은 이야기
부모님을 잃고 홀로 살아가고 있는 중학생 '하진'이. 하진이에게는 발신인 불명으로 돈 봉투가 정해진 날이면 어김없이 부쳐져 오고, 어느 날 해외 항해길에서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항해사 아버지가 하진이 앞에 느닷없이 나타난다.
하진이에게는 늘 그리웠지만 꿈 같은 존재인 아버지. 자신과 어머니를 말없이 떠나 원망과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는 과거를 철저히 숨기고 있고... 미래, 치호, 가온 등 하진이의 절친한 사진부 친구들과 우정을 함께 쌓아가는 여름날. 비밀에 싸인 아버지와 친구들이 짧은 여행을 떠나며 여러 사건들과 함께 엮이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와 좋아하는 친구 여자 미래 등과 관계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여름날의 꿈 같은 슬픈 진실들이 하진이 앞에 아름답게 드러난다.
-살림 제6회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 본심 진출작-
이후 작가가 수없이 많은 수정과 퇴고를 거듭하여 다시 세상에 내놓는 감동적인 작품!
“어제 제가 떠난 후… 아니, 미래가 지금 어디 있는지 묻고 싶어요.”
“모르겠구나.”
아버지는 착잡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희망이 사라지자 맥이 풀렸다. 어디로 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두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알겠어요.”
시선을 떨구고 몸을 돌렸다. 붙은 듯,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피가 나도록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마음속이 끓어올랐다.
“어머니가 재혼했다고 알고 있어서, 그래서 돌아오지 않은 거예요?”
“아들아….”
“고작 그 이유 때문에, 그깟 것 때문이냐고요!”
목이 쉴 만큼 큰 소리였다. 나는 터지려는 눈물을 억지로 참아냈다.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얼마나 괴로웠었는지 알아요? 죽고 싶을 만큼 아픈 상처를 어떻게 견뎠는지 아냐고요!”
찢어질 듯 목이 아프고 주먹이 덜덜 떨렸다. 아버지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아버진 사과해야 해요. 하늘에 있는 어머니한테, 그리고 나한테.”
“…….”
“기일이 지나면 돌아가요. 아버지가 행복하게 잘 살던 곳이잖아요? 거기서 예전처럼 이기적으로 사세요, 그게 아버지였으니까!”
비꼬는 거친 말을 뱉으며 배를 떠났다. 멀리 어선이 보이지 않는 곳에 멈춰선 나는 건물벽에 기대 흐느끼기 시작했다. 고통스럽고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말한 나도 싫고 아버지도 미웠다.
길을 잃은 아이처럼 하염없이 울었던 것 같다. 해가 저물고 별이 뜰 때까지 그렇게 있었던 것 같다. 구름 속 연한 달빛만이 외로운 나를 오래도록 비추어 주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