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
1900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났다. 보성고보를 마치고 중국 상해 호강江대학교에서 독일어를 공부하다 3·1 운동을 맞아 귀국하였다. 《개벽》 《동명》 《시대일보》 등을 거치며 세계 문학 사조와 문화론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단편 소설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등을 통해 현실 문제를 세련된 형식과 언어 감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하며 당대 최고의 기교주의 작가로 꼽혔다. 단편 소설로는 일제하 민족 문제를 포괄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고민에서 점차 장편 소설로 창작 방향을 전환하였다. 그 결과 작가 활동 후반에 이르러 단편 소설의 담박한 문장 구성과 장편 소설의 역사적 시간관이 결합된 장편 소설 『무영탑』을 썼다. 단편 소설의 구성과 언어에 있어 뛰어난 감각을 가졌으면서도 장편 소설의 현실 지향성을 작품 세계 속에 포괄하기 위해 노력한 작가다. 1930년을 전후하여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언론인으로 활약한 바 있으며, 이 시기 ‘일장기 말살 사건’에 연루되어 투옥되기도 하였다. 1943년 지병으로 타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