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전거 여행 일기

길을 따라 어딘가로 자꾸 가다보면 불현듯 언젠가 와 보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억은 나지 않는다. 언젠가 꾸었던 꿈일텐데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에서 자신은 전혀 기억나지 않던 과거의 기억을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떠올렸을때 뭔가 색다른 기분이 몸을 감싼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사는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우리들에게 잃어버린 기억을 상기시켜 주는 일이야말로 값어치 있는 일이다.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이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호주여행에서는 인도에 두고 온 여자를 내내 회상했고 일본자전거여행에서는 군시절을 회상했다. 정신없이 앞으로만 달려 왔던 시간보다 한적한 곳에서 과거를 추억하는 시간을 통해 영혼이 치유되는 경험을 해 볼 것을 권한다. 그러면 잃어버린 자신을 찾을 수 있다. 내가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인생이란 것이 잠깐동안 왔다가 떠나는 것이란 걸 내가 집착하던 것이 다 보잘것 없는 것이란 걸 사랑도 명예도 부질없다는 걸 알게된다. 삼국지에 보면 단 한 순간도 쉬지않고 전쟁과 싸움이 이어진다. 주인공들은 죽을 때까지 손에 칼과 창을 놓지않는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음모와 계략과 원정기를 읽다보면 밤이 새는 줄을 모른다.이번에는 장정일의 삼국지를 읽어보고 싶다. 대야망 5권짜리도 읽어보고 싶다.소설속에 완전히 파묻혀 침식을 잊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