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다시 읽고, 뒤집어 까보기'
'서사 여행자' 이정원이 전(傳)을 범한다
교과서 속 진부한 해석에 묶여 있던 우리 고전소설의 잔혹한 속내를 파헤치며 기존의 해석을 뒤집는, 새로운 시도의 전(傳) 해석서이다. 스스로 ‘옛 소설에 매혹당했다’고 자처하는 국문학자이자 '서사 여행자'인 이정원은 13편의 우리 고전소설을 ‘권선징악’이라는 굴레에서 해방시켜 욕망과 위선, 폭력과 일탈로 가득한 진짜 속내를 들추어냈다. 장화·홍련의 계모 역시 가부장제의 희생양일 수도 있고, 〈심청전〉의 본질은 '효'가 아니라 '살인'일 수도 있지 않을까.
저자는 〈심청전〉, 〈춘향전〉, 〈홍길동전〉과 같이 익히 유명한 고전소설에서부터 〈김원전〉, 〈김현감호〉, 〈황새결송〉처럼 상대적으로 낯선 고전소설에 이르기까지 총 13편의 다양한 고전작품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시도하는 전(傳)에 대한 재해석은 어쩌면 너무나도 점잖게만 읽어왔던 우리 옛 소설의 속내를 드러내면서 실상 다르지 않은 현대인의 모순과 탐욕, 정치와 폭력을 생생하게 재발견하게 해 준다. 익숙한 전(傳)의 재해석에선 기존 문법과 가치관을 뒤흔드는 통쾌함을, 생경한 작품의 재해석에선 신선한 고전의 매력을 맛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