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노르만 왕조를 창시한 윌리엄 1세의 사생아라는 오점은 성격과 인생에 깊은 그늘을 드리웠지만 의지마저 꺾지는 못한 모양이다. 그들이 그렇게 비웃던 그 사생아가 동안 유럽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을 줄은 누가 알았을까? 윌리엄 1세가 정복왕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당시 중세유럽의 지배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인 책략 #8226 유혈 #8226 고문 #8226 죽음 등을 주위에서 생생하게 터득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당연히 지배하지 못하면 지배당하고 죽이지 못하면 죽임을 당한다는 냉혹하지만 아주 기초적이며 본능적인 현실 원리가 윌리엄 1세를 노르만 왕족의 창시자이자 정복왕으로 키우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