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슴 속에 살아있고 싶다

윤병욱 | 샘터사 | 2007년 11월 09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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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안창호는 파이오니어Pioneer다 20세기 초에 이미 37년간 12개국 120개 도시를 종횡했다 2007년 11월 9일은 독립운동가 도산島山 안창호(1878~1938) 선생의 탄신 129주년이다. 완전무결한 인격자이자 사상과 노선에 따라 분열된 상해임시정부의 좌우파를 이끌 유일한 정치적 지도자로 꼽히던 안창호 선생이 20세기 전반 한국 최고의 여행가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항공 여행이 없던 시대에 증기선으로 태평양을 다섯 번, 대서양을 한 번 건넜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러시아, 독일, 영국에 이르렀다. 일본, 중국, 미국,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등 37년간 12개국 120여 개 도시를 두루 돌아다녔다. 이 모든 여정은 나라가 없던 시절, 해외 한인 공동체를 연결하고 이상촌을 세우려는 발걸음이었다. 비록 삶의 이유를 나라와 민족에 맞추고 살았지만 그는 세계 어딜 가든지 아내에게 편지를 띄웠다. 결혼 생활 37년 동안 안창호의 아내 이혜련(1884~1969)이 그와 부부로 한집에 함께 산 것은 10여 년에 불과하다. 그동안 그녀는 남편이 보내오는 편지를 소중하게 간직했다. 안창호는 로맨티스트다 역사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가슴에 품었다 이 책에는 안창호 이혜련 부부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착 후 보낸 첫 편지(1904년 3월 25일)부터 두 번의 투옥 끝에 병세가 악화되던 마지막 편지(1936년 8월 7일)까지 110여 통의 편지가 담겨 있다. 대한인국민회와 신민회 활동, 중국과 러시아로 망명, 멕시코, 미국 순행과 상해임시정부 참여, 민족통일운동 등 역사적인 행보를 따라가면서 그 이면에 숨겨진 개인의 고뇌와 감정의 편린들을 엿볼 수 있다. 30여 년 동안 안창호는 한결같이 편지 첫머리에 ‘나의 사랑하는 혜련’이라고 썼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조선왕조 말기, 신시가 나오기 한참 이전에 과감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용기는 그의 남다른 면을 보여 준다. 또한 항상 ‘하시옵소서’ ‘바라나이다’ ‘전하소서’ ‘대답하소서’와 같은 경어체를 쓰면서 부부 간의 법도를 지켰다. 안창호는 이혜련이 보내 준 말린 연꽃을 가슴속에 품고 다녔고(p.167), 상해에서 선물로 받은 한국 엿을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는(p.227~228) 등 편지를 통해 깊은 정을 주고받았다. “나는 내 손으로 가꾼 정원의 화초는 좋다는 말없이 속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외다.(p.233)”라며 무뚝뚝하다가도 “사랑, 두 글자를 보내오니 당신의 사랑하는 남편이 옥중에서 보내는 선물로 받으소서.(p.37)” 뜨겁게 사랑을 고백할 줄 아는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안창호는 리얼리스트다 현실 삶의 기반 위에서 독립의 구체적인 방략을 찾았다 안창호는 평생 독립운동에 전념하여 가정과 자녀에 대한 직무를 다하지 못하는 남편과 아버지의 심정을 편지로 전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어린 자식을 교육하지 못하면 직책을 잃음(p.138~139)”이라며 자녀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당신과 내가 이름은 부부라고 하나 일평생 단란한 가정생활을 못하였으니 늘그막에 아이들 데리고 한집에 모여 고락을 같이 하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늙어가면서 아내가 지어 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느낀다. 당신이 지어 주는 밥을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p.61)”고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죽음도 사양치 아니할 터이어늘 어찌하여 서로 이별하여 고생하는 것만 한탄하리요(p.98)”와 같은 구절에서 보듯이 일생을 가족보다는 나라의 일에 초점을 맞추고 살았다. 노동자들을 만나 해외 현실을 듣고, 젊은 유학생들과 토론하며 조국의 미래를 보았던 기쁨을 아내에게 편지로 전했다. 다른 독립운동가들이 이념과 노선 대결에 열을 올릴 때, “사사로운 일을 돌아볼 여지가 없고 오직 혁명을 위하여 최후로 목숨까지 재촉할 뿐입니다.(p.278)”하며 대공大公주의를 천명하고 현실적인 독립운동 방략과 방향을 정했다. 평생 이상촌을 찾아다닌 것도 동포들의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 군인을 양성하여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무실역행務實力行의 노력이었다. 무국적자의 험난한 역정과 독립투사의 뜨거운 고뇌, 가족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이 담겨 있는 행간을 따가라며 100년 전 치열하게 살다간 한 젊은이의 생생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그의 거짓 없이 나라를 위한 열정적인 모습에서 ‘나와 남, 이웃과 나라가 나가야 할 길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깊은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저자소개

윤병욱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3학년 때 4ㆍ19혁명을 겪으며 민주 항쟁에 참여했고,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로 있던 1964년 6ㆍ3사태로 전국에 지명 수배되었다. 1965년 경향신문 주미특파원으로 도미하여 흥사단 미주위원부 위원장, 남가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한미동포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2005년 미주한인재단 전국총회장으로 선임되어 매년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 기념일로 제정하는 법안을 미연방 상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데 공헌했다. 지은 책으로는 [나라 밖에서 나라 찾았네] 등이 있다.

목차소개

당신은 놀라거나 슬퍼하지 마소서_옥중서한(1932~1938) 나는 방탕한 남자가 아니오_미국으로, 다시한국으로(1902~1910) 꽃보다 보낸 마음을 사랑합니다_망명의길…중국, 러시아, 미국(1910~1919) 이 몸이 위험한 땅에 들어가더라도_상해독립운동(1919~1924) 오직 혁명을 위하여 신명을 다할 뿐이외다_마지막 미주 순행과 민족통일운동(1924~1932) 언제든 웃으며 지내거라_자녀에게 보내는 서한 있어야 할 사람 떠나니_안창호와 이혜련을 추모하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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