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 곳곳에서 분노를 표출하는 노인들의 불가해한 언동과 잔혹한 폭행이나 살인을 바라보면서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그 동안 취재에서 얻은 에피소드와 뉴스기사,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명확하고도 부드러운 필체로 탐색해 나간다. 나아가 ‘노인들을 그렇게 만든 배경’은 어디에 있는지, 그들이 현재 어떤 느낌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으며 삶의 고충은 무엇인지를 파헤침으로써 오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깊이있게 통찰해 내고 있다.
저자는‘폭력을 휘두르는 노인들’을 주제로 삼고 있지만, 일방적으로 노인을 비난하고 있지는 않다. 단지 우리가 ‘노인’이라고 할 때 느껴지는 ‘다정함, 양보, 너그러움, 나약함’을 여지없이 깨뜨린 요즘 노인들 모습에서 급속한 사회변화와 공간적으로 개인화되고 감정적으로는 홀로 고립된 현대인들의 단면이 드러나기 때문에 굳이 ‘노인’을 전면에 드러낸 것뿐이다. 노인들의 폭력을 고독과 소외, 고립감, 그리고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에서 내질러지는 절규라고 인식하고, 그 안타까운 외침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반석이 되어주지 못하는 가족관계, 소외받는 고령자들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고 보살피지도 못하는 지역사회, 저마다의 공간에 갇힌 채 타인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어하지 않는 현대인의 성향 등 우리 사회 전체에 잠복되어 있는 문제를 짚어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