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스웨덴의 인기작가 헤닝 만켈이 1994년 발표한 범죄소설로서, 올해 초 독일어로 번역 출판되어 독일의 유력 시사주간지 의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해리 포터 시리즈를 누르고 현재까지도(2001. 8. 10) 1위를 지키고 있다. 헤닝 만켈은 90년대 들어 범죄수사관 '발란더'를 내세운 범죄소설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스웨덴은 물론 특히 독일과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1991년부터 1999년까지 매년 한 권씩 모두 9편의 발란더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이 책은 그 중 네 번째로 발표한 소설이다. 왜 하필이면 범죄소설인가? 작가 만켈은 범죄소설이 범죄라는 거울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문학적 형태라고 굳게 믿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의 실상을 이해하려면 유럽적인 시각에만 갇혀서는 한계가 있다고 여긴 그는 현재 아프리카에 거주하면서 '발란더' 시리즈를 통해 스웨덴 사회와 유럽의 현재를 조명한다. 그러나 그는 범죄소설의 가능성을 사회 문제 연구에까지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줄거리를 희생시키거나 범죄소설에서 독자들이 기대하는 긴장감, 재미를 앗아가지 않는다. 『미소지은 남자』역시 재미있게 읽히는 추리소설(우리 식으로 말하면)이지만, 동시에 '돈의 논리,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의 추악하고 음험한 뒷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소설에 들어가기 전에 작가가 인용한 에피그램은 이 소설의 의미심장한 주제를 암시한다. "우리가 진실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위대한 인물들의 부도덕함이 아니라, 인간이 자주 부도덕함을 통해 거대한 존재로 부상한다는 사실이다." - 토크빌(프랑스의 역사철학자) 안개가 자욱한 날이 일상적인 날씨인 북유럽 특유의 음습하고 어두운 자연 풍광, 긴장된 분위기 묘사가 뛰어나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북유럽의 자연과 사회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소설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갖는 한 가지 미덕이 아닌가 싶다. ('추리소설'은 좁은 의미로 쓰이는 장르 개념이며 추리소설과 스릴러를 포함한 이 장르의 문학이 서구에서는 일반적으로 '범죄소설(Kriminalroman)' 내지 '범죄문학(Kriminalliteratur)'이라는 명칭으로 정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