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4년, 조선왕조실록에서 사라진 72시간의 기록.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의 절묘한 결합. 『진시황 프로젝트』로 제1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유광수의 두 번째 장편. 전작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거침없는 상상력을 선보였던 그는 이 책에서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을 배경으로 역사소설로서의 묘미를 드러내는 한편, 정조가 남긴 유산 '위대한 왕의 군대'를 둘러싼 치밀한 미스터리를 펼쳐 보임으로써 극의 재미를 더한다. 갑신정변을 주도하며 새로운 세상을 꿈꾼 김옥균, 정체를 알 수 없는 연쇄살인범 흑표, 왕에 대한 충절과 약자에 대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종사관 송치현 등,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대의를 품고 암울한 시대의 분위기를 헤쳐간다. 저자는 하나의 잣대, 한쪽의 시각에서 역사를 재단하거나 서술하는 대신 각자의 방식으로 애국하려 했던 이들의 운명적 충돌과 그 결과를 촘촘하게 엮어내 보다 풍부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