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READ & EQ 지수 1465 베스트 고전문학선 1
사씨남정기는 숙종이 인현왕후(仁顯王后)를 폐위시키고 간특한 희빈 장씨를 중전으로 책봉하는 것에 반대하다가 남해로 귀양 가서 숙종의 흐려진 마음을 깨우치고자 풍자해서 지은 것이라 한다. 따라서 중국을 배경으로 설정하여, 작중 인물 사씨 부인은 인현왕후에, 유 한림(劉翰林)은 숙종에, 요첩(妖妾) 교씨(喬氏)는 희빈 장씨에.......
이 작품은 국문본과 한문본이 함께 전해지며, '남정기’ 또는 ‘사씨전’이라고도 한다. 작품의 성격상 풍간소설, 가정소설, 도덕소설, 사회소설 등으로 일컬어진다. 이 작품을 읽어보면, 인현왕후를 내친 숙종 개인의 행위가 어리석었음을 비판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일종의 도덕 윤리 비판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사씨남정기의 전반부는 유씨 가문 내에서의 갈등을 주로 그렸고, 후반부는 조정에서의 정치적인 사건의 해결을 주로 다루었다. 이것은 결국 숙종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아가 인형왕후의 복위를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보인다.
왕비에서 쫓겨난 인현왕후는 그 친정인 안국동 본궁에서 어두운 날들을 눈물로 보내다가 희빈 장씨의 모든 죄상이 탄로 난 후 6년만에 다시 복위하게 되는데 이것은 소설에서의 사씨 부인에게서도 마찬가지이다.
숙종은 자가의 잘못을 깨달아 장 희빈을 내쫓고 인형왕후를 복위시켰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것은 하나의 목적소설이라 하겠지마는, 그러나 그때까지 있어온 소설이란 것이 군담이 아니면 틀에 박힌 연애를 그린 것이 많았던데 비하여 이 사씨남정기는 가정 안의 처첩 사이의 싸움을 주재로 한 최초의 가정소설이라 할 수 있으며 궁중생활의 내면을 파헤친 훌륭한 작품이며, 베스트 고전문학으로 길이 남을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