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사랑해선 안 될 사람과의 사랑의 열병. 터부마저 쓰러뜨리는 사랑의 광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와 기묘한 사랑,
지독한 연모의 정 속에 도사린 암울한 애증의 덫,
아프지만 달콤한 처음 떼는 사랑...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에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닌 은밀하고 비밀스런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이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은밀한 비밀의 방.
오직 그곳에서만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는 남녀들에 관한
짙고 고혹적인 로맨스.
-본문-
어디선가 맑은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에 스르르 눈을 떴다. 점점 크고 또렷하게 들리는 피아노
연주는 거실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내가 낯선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또한 방 안에는 사지도 않은 가구들과 살림살이가 배치되어 있었다. 정녕 이곳이 나의 집이 맞긴 한 걸
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꿈은 아니다. 그러나…
… 신기하게도 이러한 방 안이 익숙하다는 것이다.
피아노 연주는 멈추지 않았다. 대체 누가 치고 있는 걸까. 고조되는 가슴을 누그러트리고 문고리를 슬그머니
돌렸다. 달빛에 비친 거실은 조명을 받은 무대처럼 노르스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한 여인.
검고 긴 머리는 마치 흑요석처럼 빛나고 있었고, 가녀린 손가락으로는 흰 건반을 누르고 있었다. 저, 여인을 누
구일까. 나는 한동안 넋이 나가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차례-
1.사슬
2.비밀의 방
3.거리
4.별을 내 가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