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목숨이 그리워진다면 풍운번주 그를 부르라!
완벽한 살인의 전문가 풍운번주 단마흔,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다섯 개의 그림자.
나머지는 사라져야 할 서러운 목숨뿐이다.
다섯 악마의 날개를 달고 무림의 밤을 지배하는 풍운번주.
그는 선혈에 물든 살수와 생명의 성수를 지닌 채 오 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
천룡으로 웅비할 단 하루를 위해서...
내게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 한 번만이라도 그의 면전에 설 수만 있다면...
실패란 있을 수 없다.
오직 한 번의 기회뿐이다.
밤의 지배자로 다가선 풍운번주 단마흔,
그의 마지막 표적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그의 운명의 여인은?
<맛보기>
* 風… 雲… 그를 부르라!
"그를 부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다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으나… 역시 이 일을 해낼 사람은 그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풍운번(風雲幡)을 부르셔야 합니다."
어디일까? 자욱한 흑무(黑霧)와 더불어 자무(紫霧)가 흐르고 있다.
목소리는 들리고 있으나 사람의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속하 이하 십팔 군사(軍師)들이 칠 일간 철야하며 백이십 가지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내려진 결론입니다!"
자욱한 안개 속, 검은 그림자 하나가 엎드려 있다.
차디찬 안개가 이리저리 흐르고 있으며, 저주보다도 가혹스러운 한기가 뼛골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육면(六面)에 방음장치가 철저하게 되어 있는 장소이다. 이 안이라면 화약(火藥) 백만 관(貫)이 동시에 터져 버린다 하더라도 소리가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으리라.
휘리리리- 링- 휘리리- 링-!
싸늘하고 차가운 귀무(鬼霧) 가운데, 한 명의 노인이 오체투지(五體投地)한 채 말을 하고 있었다.
"본천(本天) 예하(隷下)의 사대살단(四大殺團)은 이미 그 기능이 마비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혈매화(血梅花)와 암향(暗香), 그리고 백화(百花)와 구룡(九龍)의 사대조직으로는 구만 리(里)에 걸쳐 이룩된 방대한 기업(企業)을 지킬 수가 없으며, 최근 들어 빈번해진 지옥마련(地獄魔聯)의 도전을 강하게 응징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으음, 그곳에는 사천이 있다. 그리고 충원이 필요하다 하여 다시 이천을 보냈다. 한데도 하지 못했단 말인가?"
검은 안개 가운데, 한 마리 거대한 코끼리가 엎드려 있듯이 대태사의(大太獅椅)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지금, 그곳에서 실로 차갑고 강렬한 빛이 폭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