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꼬챙이처럼 마른 몸은 외양과 달리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풍겼다. 거암이 태고적부터 버티고 앉아있는 듯한 거인(巨人)의 풍모였다.
노인의 전신에서 유현한 묵향(墨香)이 흘러 나왔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노인의 발 앞에는 한자 두께 정도의 종이가 놓여 있었다.
"휴우."
나직히 탄식하며 노인은 천천히 사방을 둘러보았다.
일평생을 받쳐 집필한 역작(力作)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족히 일만권(一萬券)은 될듯한 책자가 실내의 사방에 빙 둘러 쌓여있었다.
'오랜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끝은 아직도 요원하다.'
노인의 시선은 오른쪽 구석에 머물러 있었다. 다른곳은 책자로 빽빽한데 유독 그곳만은 빈 공간이다.
"이 가을도 다 가건만 그들은 오지 않으려는가?"
노인의 음성은 굵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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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본명 신동욱, 현재 사마달프로의 대표이다. 무협 1세대 작가로 수백 권의 소설과 이천여 권의 만화스토리를 집필하였다. 소설로는 국내 최장편 정치무협소설 <대도무문>,<달은 칼 끝에 지고>(스포츠서울 연재), <무림경영>(조선일보 연재)등의 대표작이 있다.만화로는 <용음붕명>(일본 고단샤 연재), <폴리스>,<소림신화>,<무당신화>등 다수의 신화시리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