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유전한다.
약자가 강자가 되고, 강자가 약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늘 세상의 이치가 그런 것은 아니다.
폭풍에 쓰러지는 것도 있지만, 폭풍이 지난 후 청명한
하늘 아래
그 의연함을 과시하는 거산도 있는 것이다.
강호는 늘 변화무쌍하다.
잔잔한 수면처럼 가라앉는가 하면,
격랑이 되어 미친 듯이 요동을 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강호는 강호인 것이다.
어떤 풍랑이 스쳐 지나갔든 늘 그대로 거기 있는 것이
다.
강호인은 꿈을 꾼다.
어떤 자는 제왕의 꿈을, 어떤 자는 무사의 꿈을,
어떤 자는 현자의 꿈을, 그리고 어떤 자는 복수를 꿈
꾼다.
꿈을 꾸는 자는 행복하다. 이룰 수 있는 것이 있기에
야망을 가질 수 있으며, 야망을 꿈꿀 수 있는 현재가
있기 때문이다.
사마등룡, 그가 꾸는 꿈은…….
<맛보기>
무림(武林).
그곳은 강자만이 살아남는 야수의 대지이다. 약자는
무릎을 꿇어야 했으며, 강자는 천하를 지배하며 자신
의 뜻을 펼쳐 나간다.
도산검림(刀山劍林) 속에서 생명을 온전히 유지하려면
강해져야 한다. 강해야 한다는 것은 무림이 만들어진
이래 변하지 않는 천고의 진리인 것이다.
도도히 흐르는 무림의 강.
그 격류 속에 한 사람이 나타나며 모든 것이 뒤바뀌어
버렸다.
이천무(李天武).
그는 약관의 나이로 무림계에 나타났으며, 채 일 년도
지나기 전 모든 무림의 질서를 일거에 파멸시켜 버렸
다.
그는 천하의 모든 강자들을 찾아다녔으며, 그의 방문
을 받은 사람들은 차디찬 대지에 무릎을 꺾어야 했다.
전통의 구파일방(九派一 )이 꺾였고, 강호 거대 방파
의 수뇌들이 채 십 초도 넘기기 전 촉루가 되어 사라
졌다.
가히 패도(覇道)의 화신.
그는 중원의 모든 강자들을 패장으로 만들었으며, 무
위(武威)를 변황으로 옮겨 가공할 신화를 이어 나갔
다.
무림지존(武林至尊).
마도천하를 이룩하려던 구궁살마전(九宮殺魔殿)이 무
참히 문을 내렸고, 마도(魔道)의 맥을 잇던 우주혈문
(宇宙血門)이 일패도지하여 무림에서 사라졌다.
어디 그뿐인가?
고루마교( 魔敎)가 혈루(血淚)를 뿌리며 관외로 달
아나야 했으며, 북무림의 패자 진천신궁(震天神宮) 또
한 세력 확장을 멈추고 숨을 죽여야 했다.
그는 십 년 간 무림을 종횡한 후 안탕산에 거대한 아
성을 이룩했다.
천무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