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지금 광야의 널따란 들판에서 홀로 떨어져 울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맨 눈으로 지켜보며 꺼져가는 아버지의 숨을 지켜가고 있는 그의 모습 속에서 한없는 고독을 느꼈다. 아버지에게서 내게로 이어오는 숨결의 끈이 그토록 모질 수 있는가를 그는 온몸으로 울먹이며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진실은 아름답다. 아버지의 숨을 고스란히 지켜내며 앉아있는 그의 모습이 진솔하다. 그래서 그는 아름답다. 보통 사람 같으면 슬픔에 못 이겨 고통을 다시 새기는 일은 하지 않았을 텐데. 그는 커다란 눈을 부릅뜨고 당신이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 하고 있다. 그것은 진실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아버지의 병상일기’는 아름다운 삶의 기록이다. 우리가 한없이 고독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고, 이 책을 읽는 이가 한없이 슬퍼도 그것은 아름답다. 고통이든 슬픔이든 우리가 품고 가야 할 삶이며 역사이기 때문이다.
진솔한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기록, 이 책을 병상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들딸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