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어리지고 상처받은 ‘어린아이’ 같은 마음에
위안을 주는 39가지 힐링포엠
살아가는 것이 편안하면 풀과 나무도 꽃을 피우지 않는 법이다. 뙤약볕에 메마르거나, 비바람에 무너지는 것이 어디 풀과 나무뿐이랴. 이 땅에 사는 모든 이의 하루하루가 이와 다를 것인가?
우리는 때가 되면 꽃이 핀다고 한다. 허나 그 때라는 것이 풀과 나무에게는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안 되는, 즉 생존을 위해 생명을 잉태해야 할 절실한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꽃은 생존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발산하는 순간’이요, ‘가장 고통스러운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인 셈이다. 추위를 이겨낸 꽃이 더 향기롭고, 척박한 땅에서 피는 꽃이 더 화려한 이치 또한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다.
이 책으로 다가오신 미륵님은 그렇게 날마다 아름다운 꽃으로 피려고 하는 우리에게 아무 걱정 말고 살라 하신다. 수천 년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미륵님은 우리에게 우리 모두는 “꽃”이란다. 아니 우리 모두는 “미륵”이기도 하다 한다.
마음 피부에 난 상처에도
약이 필요하다
세상에 제일 큰 병원에 가서 아프다고 하는 물어보라 ‘누가 제일 아픈지?’ 그러면 저마다 자신이 제일 아프다고 할 것이다. 연필 깎다가 베인 내 손가락이 교통사고로 부러진 남의 다리보다 아픈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 가지 더 물어보라 교통사고로 부러진 내 다리가 아픈가 아니면 교통사고로 부러진 내 아이의 다리를 보는 마음이 더 아픈가?
마음에도 피부가 있다. 아니 마음에도 살갗이 있어 날마다 이런 저런 상처가 생긴다. 마음이 아프면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친구에게 털어놓거나 가족들에게 위로 받거나 그도 아니면 상담을 받으며 상처를 싸맨다. 그런데 대부분은 시간이 약이려니 묻어두거나, 차마 내놓지 못해 혼자 괴로워하다 지쳐버린다. 몸이 아프면 나 혼자 아프지만 마음이 아프면 타인을 아프게 하기 십상이다. 아픈 마음으로 어찌 어머니, 아버지에게, 아내와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그리고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겠는가?
마음에 난 상처에 약이 되는 것은 마음이다. 마음은 읽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에서 수천 년을 묵묵히 함께한 39분의 미륵님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고 느끼며, 미륵님이 들려주는 삶의 노래를 듣다보면 어느새 마음의 피부에 난 상처 하나하나가 아물어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땅의 민초들이
억척으로 피워온 꽃을 지켜준 미륵님
유교 불교 도교가 이 땅에 들어오기 전에도 이 땅에는 사람들이 삶을 일구었는데 우리가 사는 동안 힘겨운 것이 어디 ‘생사를 깨닫지 못해서’인가? ‘인의예지’를 몰라서인가? ‘무위자연’하는 도를 득하지 못해서 이겠는가? 삼시세끼 굶지 않고 비바람 피할 지붕과 옷가지가 필요하고 함께 사는 가족들의 안녕이면 족하다. 그 소박한 바람들을 늘 옆에서 지켜준 것은 부처도 공자도 노자도 아닌, 잘나지도 근엄하지도 않은 미륵님이었다.
시골 마을 어귀나 야산에 있는 돌미륵. 천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람들과 동거동락하며,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위안을 주었던 미륵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담았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불의 뒤를 이어 57억 년 후 세상에 출현하여 석가모니불이 구제하지 못한 중생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로 전해지지만 실상 미륵은 조상 대대로 전해내려 오는 민생들의 기복신앙을 담당하던 토템 중 하나다. 그래서 마을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그들의 모습은 사찰에 모셔져 있는 신적인 존재로 격상된 석가모니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부처가 어느 곳에 계시던 ‘생사의 깨달음’을 설파하시는데 반해 미륵은 어디에 계시던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다. 그렇게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지켜봐주고 등을 두드려줄 뿐이다. 저자는 보통 사람이라도 연륜이 쌓이고 삶의 고통 속에서 어느덧 깨달음을 얻는 순간 미륵이 될 수 있으며, 그래서 남아 있는 돌미륵들은 민초들의 정겹고 익숙한 표정을 고스란히 반영해 담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우리네 삶의 힘겨움이 하나도 같지 않은 것처럼 우리 삶과 함께한 미륵님의 말씀도 한 분 한 분 모두 같지 않다. 삶의 애환이 많았던 만큼 미륵님의 처방전도 많았던 셈이다. 그래서 미륵님은 한 분이 아니다. 아직 말씀을 주시지 않고 계시는 미륵님이 얼마나 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이미 우리 마음 속에는 수천 년 전부터 자리 잡고 있으며 그저 우리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륵님을 찾아뵙는 데에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정성스러운 마음만 있으면 미륵님은 항상 넉넉한 품을 내어주기 때문이다.그런 서른아홉 분의 미륵님 중 여덟 분의 그림으로 제작된 ‘안녕(安寧) 카드’는 가지고 다니는 사람에게 복을 기원하거나 소원을 성취하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게 스스로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