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산 제2권

사마달 | 대현문화사 | 1999년 06월 1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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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맛보기>

천리추종객(千里追踪客) 장상문(長相文)은 오늘 하루 낮,
하룻밤 내내 달리고 또 달렸다.

밥도 먹지 않고 달렸다.

아니, 밥먹을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소변도 가능하다면 보고싶지 않았다.

소변보는 시간도 아까웠던 것이다.

어떻게든 멀리, 멀리 도망가야 했다.



새벽과 오전에는 그래도 소변이 급하면 발을 멈추고 일을
보았다.

하지만 해가 머리 위를 지나면서부터 천리추종객 장상문
은 이름 값도 못하고 누구의 농담처럼 소변을 그냥 싸서 말
리며 뛰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을 달렸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일천 오
백 리(里)는 달린 듯하다. 별호(別號)가 천리추종객이라지
만, 하루만에 천 리가 넘게 달리는 경우란 장상문이 사부
아래에서 수련을 쌓던 시절 이후로는 없었다. 도대체 그를
그렇게 뛰게 만들 일이,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쫓던 자라는 조금 편안한 위치에서 쫓기는 자가 되어버린
것은 사천(四川)의 촉(蜀) 땅에서였다.

사천(四川), 섬서(陝西)의 경계를 서북, 동남으로 달리는
구룡산맥(九龍山脈)의 주봉(主峰) 중 하나인 대파산(大巴
山)의 밋밋한 남쪽을 올라 정상에 거의 다다를 즈음이었다.
장상문은 검은색의 넓은 죽립을 깊게 눌러쓴 누군가가 산봉
우리에 앉아 자신이 올라오고 있는 곳, 그러니까 남쪽에서
산의 정상을 끼고 돌아 북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유일한 산
로(山路)를 지켜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이 여태 뒤
를 쫓던 바로 그 인물이었다.

장상문은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꽁지가 빠져라 냅다 뛰
었다.



천리추종객(千里追踪客)이 도망간다.

살다보면 누군가를 쫓을 때도 있고 반대로 쫓김을 당하며
도망 다녀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천리추종객이 도망간다
는 말은 강호인(江湖人)들에게 이상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천리추종객, 그 별호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군가의 뒤를 쫓
는 데 이십 년의 세월을 바친 경공(輕功)과 제종추적술(蹄
踪追跡術)의 대가인 것이다.

장상문이 청부(請負)를 받고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실
패'라는 글자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이런 일의 실패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청부 대상자를
쫓지 못하고 놓치는 것과 청부 대상자에게 추적을 들키는
것이다. 장상문은 이 두 가지 실패 모두와 거리가 멀었다.

물론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실력일 것이다. 하
지만 그는 자신의 완벽한

저자소개

본명 신동욱, 현재 사마달프로의 대표이다. 무협 1세대 작가로 수백 권의 소설과 이천여 권의 만화스토리를 집필하였다. 소설로는 국내 최장편 정치무협소설 <대도무문>,<달은 칼 끝에 지고>(스포츠서울 연재), <무림경영>(조선일보 연재)등의 대표작이 있다.만화로는 <용음붕명>(일본 고단샤 연재), <폴리스>,<소림신화>,<무당신화>등 다수의 신화시리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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