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기>
* 제1장 兄, 그 글자의 意味
1
쏴아아!
해풍(海風)이 불어온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남해 특유의 넓은 나뭇잎들이 차르르 차르르 함성을 쏟아낸다. 바다는 그 푸른 색깔에서 만들어 낸 상어 이빨 같은 흰 파도로 연신 섬 전체를 두들겨댄다.
혼을 빨아들일 듯한 소용돌이는 포말을 일으켰다가는 소멸되고, 곧이어 다른 거대한 소용돌이가 섬을 둘러싼 바다 전체를 휘감는다.
서사혼도(西死魂島).
이곳에서 자유로운 것은 바람 뿐.
바람은 비릿한 바다냄새를 품고 섬 이곳저곳을 거침없이 누빈다.
울창한 수림, 작열하는 태양 속에 움직이는 것은 나뭇잎과 바람, 그리고 가끔씩 피어오르는 먼지 뿐이다.
허공에 한 줄기 흰 선이 그어졌다.
신호탄.
시작이다.
목숨을 건 지옥의 연무(鍊武)가.
숲은 지옥이었다.
몸에 달라붙은 말거머리들은 흡반을 살갗에 처박고 사정없이 피를 빨아대고, 밀림의 또 다른 공포인 사왕(蛇王:킹 코브라)은 미동도 하지 않고 눈앞에서 꿈틀거리는 사람들을 그 냉혹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한 자에 달하는 거대한 혓바닥이 먹이감을 찾아, 온기를 찾아 널름거리는 일 장 앞,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일단의 무리가 서 있었다.
도합 사십 구 명. 모두 벌겋게 눈이 충혈된 사내들이었다.
아니 또 있었다. 일행의 제일 뒤편, 이제 열 서너 살 정도인 소년이 지친 기색으로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다. 웃통을 벗어 던진 가슴이 심하게 오르내렸다. 그때마다 갈비뼈가 와르륵 소리를 내듯이 움직였다. 소년만이 아니다. 오십 명이 내쉬는 거친 숨소리가 숲을 울렸다.
숨소리에 실린 것은 삶에 대한 의지가 아닌 이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찰나간의 가쁜 폐의 호흡이었다.
누가 저들을 인간이라 할 것인가?
몇몇을 제외하고는 거의 피골이 상접한 몸뚱이에 갈라터진 피부는 암갈색이다. 그 갈라진 피부에 달라붙은 수십 마리의 거머리들, 이십에서 사십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그 거머리를 떼어내 서슴없이 입 안에 집어넣고 오물거렸다. 단물을 빨 듯 피를 빨아낸 사람들은 거머리를 퉤 뱉아 버렸다.
사람들의 참담한 몰골에 질린 것인가?
스스슥.
밀림의 절대자인 사왕은 꼿꼿이 세웠던 몸을 스르르 눕히며 쉬이익 소름끼치는 음향만을 남기고 사라져갔다.
일행의 후미에 선 소년은 거머리들을 다 떼어내 땅에 버리고는 발로 비볐다. 황토 흙에 자욱히 번지는 피를 소년은 암울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때 굵은 사내의 음성이 들려왔다.
"다섯이 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