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검마전 제3권

서효원 | (주)인크리션 | 2012년 04월 0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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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맛보기>


* 序章 〈一〉 풍운(風雲)의 시작


호북성(湖北省) 깊숙한 곳, 안개와 구름에 잠겨 있는 영봉(靈峰) 하나가 있었다.

골짜기는 청유(淸幽)했고, 삼림(森林)이 울울창창하여 대낮이라 해도 해를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저녁 무렵.

늦가을 한풍(寒風)이 오싹하게 여겨질 무렵이었다.

"이 곳이 바로 구궁산(九宮山)인가?"

중얼거리는 소리와 함께 유곡(幽谷) 안으로 들어서는 흑삼문사(黑衫文士) 하나가 있었다.

몸가짐이 조용하고 신색이 청수한 흑삼인의 나이는 마흔 전후로 여겨졌다.

백지(白紙)같이 창백한 얼굴에 가을 호수같이 맑은 눈빛을 지닌 흑의인의 등에는 세 자 길이 고검(古劍) 하나가 비끄러매어져 있었다.

신기한 것은 그의 몸놀림이었다.

그는 유유자적 걷는 듯 보였으나, 그 속도는 연기가 흐른다 여길 정도로 쾌속(快速)하지 않은가?

유성(流星)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듯한 몸놀림이었다.

흑의문사의 얼굴은 부드러운 가운데 침범할 수 없는 위엄이 서렸으며, 옷자락을 바람에 날리며 움직이는 자세는 한 마리 흑룡(黑龍)같이 늠름해 보였다.

하나 그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늘이 있었다.

그리고 미간(眉間)에 서려 있는 푸른 기운(氣運)은 예사로이 볼 것이 아니었다.

휙-!

흑삼문사의 신형이 갈수록 빨라졌다.

축지성촌(縮地成寸)을 능가하는 육지비행술. 어찌나 빨리 움직이는지 검은 연기가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얼마를 갔을까?

돌연 숲이 사라지고 삼면이 곧 무너질 듯 위태로운 석벽으로 이루어진 석곡이 나타났다.

"뼈를 묻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군."

담백(淡白)한 가운데 초연(超然)한 기질을 갖고 있는 흑삼문사는 빠른 신법을 펼치다가 석곡 입구에 이르러 일단 걸음을 멈추었다.

부러진 칼날처럼 솟아오른 바위들, 그 사이를 스물거리며 흘러다니는 귀기(鬼氣) 어린 안개.

석곡의 입구는 지옥도(地獄圖)와 다를 바 없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일대의 공기가 흑삼문사가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급격히 냉각되었다.

살기(殺氣)!

극심한 살기로 인해 일대에 무서리가 내릴 정도였다.

흑삼문사의 눈빛이 푸른빛 전광으로 타올랐다가 이내 예의 담담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풍운벽쇄진(風雲壁鎖陣)이라… 이 정도면 완벽하군.'

풍운벽쇄진.

제갈무후의 팔진도를 능가하는 완벽한 포진술이다.

건곤(乾坤)을 가두고 풍운을 잠재운다는 희대의 절진. 그것이 펼쳐지기 위해서는 절정의 고수 이백이 필요하다.

인기척

저자소개

80년 성균관대학교 산업심리학과 재학중 『무림혈서』로 파란을 일으키며 무협소설계에 데뷔했다. 그후 10여 년 동안 무려 128편의 무협소설을 써냈으니, 작가의 타고난 기(奇)가 엿보인다.

독특한 인간상을 통해 무림계를 잘 표현한 그의 작품은 창작 무협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대자객교』『실명대협』『대중원』『제왕성』『대설』등 수많은 작품들이 손꼽힌다.

92년 위암과 폐기종으로 생을 짧게 마감했으며, 93년 동료작가들이 그의 시와 산문을 모은 유고집 『나는 죽어서도 새가 되지 못한다』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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