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객교 제1권

서효원 | (주)인크리션 | 2012년 03월 27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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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화산 풍뢰곡의 천장단애에 걸린 대자객교!
인명과 황금이 교환되는 지옥의 다리.
냉혹비정한 자객의 길을 가는 무리들!
광풍에 쇠사슬이 울고 인명록이 펼쳐지면
인자삼법이 어김없이 완수된다.
자객의 도-, 그것은 죽음의 인자 삼법이었다.
대자객교!
대살수 냉혈인간 이혈릉이 머무는 곳.
비정천하를 베는 한 자루 살검.
그가 다가오고 있다!


<맛보기>


* 序章 1 그 해 구월(九月)




구월(九月)의 하늘에는 편월(片月)이 비수(匕首) 마냥 박히어 있었다.

새북(塞北)의 하늘빛은 흐릿하기만 하였고, 당장이라도 비가 퍼부어질 듯했다.

노장군(老將軍)은 전포(戰袍)를 걸친 채 뒷짐을 지고 서서 창을 통해 자야(子夜)의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살아야 한다. 너마저 자결(自決)할 필요는 없다."

산(山)처럼 굳강해 보이는 노장군.

그는 입가에 가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아비의 목숨일 뿐이다. 그들은 너마저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옥성(玉星), 너는 살아야 한다. 아비를 따라 죽는다는 것은 장렬(壯烈)한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비겁한 일이다. 명분(名分) 없는 죽음은 비겁한 죽음에 불과하다."

그의 목소리가 여운을 남길 때.

이제까지 그의 목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던 십칠 세 소년 하나가 천천히 고개를 쳐들며 이렇게 되물었다.

"구룡장군부(九龍將軍府)를 떠날 수는 없습니다. 황도(皇都) 임안부(臨安府)를 떠난 금군추밀부(禁軍樞密府)의 사자(使者)가 와서 아버님의 수급(首級)을 자르고자 하거늘, 어이해 소자가 이 곳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물에 잠긴 별처럼, 소년의 두 눈에서는 흐릿하면서도 너무나도 총명한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서기처럼 흰 피부에 이월(二月)의 꽃처럼 붉은 입술이다.

나이 열다섯 정도.

너무나도 아름답게 생긴 미소년인데, 머리카락을 풀어 어깨 위로 흩트리고 있는지라 상당히 초췌해 보였다.

"어이해 제가 비겁자로 살아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아버님을 죽게 하는 자가 복수(復讐)하지 못할 제황(帝皇)이기 때문입니까?"

"그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하나, 꼭 그것만은 아니다."

"그럼 어이해……?"

"너는 큰 그릇이 될 천하재목(天下才木)이다. 너는 천하에 다시 없는 영재(英才)이다. 그러하기에 너는 살아남아 천하에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너는 아직 세월(歲月)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이다. 네가 죽을 필요는 없다."

대장군 뇌군평(雷君平).

백만대군(百萬大軍)의 총수(總帥)로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이끌고 변황(邊荒)을 토벌했던

저자소개

80년 성균관대학교 산업심리학과 재학중 『무림혈서』로 파란을 일으키며 무협소설계에 데뷔했다. 그후 10여 년 동안 무려 128편의 무협소설을 써냈으니, 작가의 타고난 기(奇)가 엿보인다.

독특한 인간상을 통해 무림계를 잘 표현한 그의 작품은 창작 무협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대자객교』『실명대협』『대중원』『제왕성』『대설』등 수많은 작품들이 손꼽힌다.

92년 위암과 폐기종으로 생을 짧게 마감했으며, 93년 동료작가들이 그의 시와 산문을 모은 유고집 『나는 죽어서도 새가 되지 못한다』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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