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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 章 (1)
무림(武林),
정(正)과 사(邪)를 따지기 전에 무림을 분류하자면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중원무림(中原武林),
새외무림(塞外武林),
언제부터 이렇게 구별 지어졌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정과 사의 암투(暗鬪)만큼이나 중원무림과 새외무림간에는 끝없는 암투를 벌여왔다.
전신의 세포가 낱낱이 곤두설 듯 처절한, 타민족(他民族)과 국가라는 개념(槪念)이 첨가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중원 무림인들은 이러한 암투를 가리켜 무림혈사(武林血史)라 일컫는다.
무림혈사(武林血史)!
하지만 중원 무림은 수많은 무림혈사 속에서도 그 명맥(命脈)을 꼿꼿하게 유지해 오고 있다.
아니 오히려 몇몇 중원의 기인들은 새외무림을 굴복시켜 왔던 바였다.
"새외(塞外)는 결코 중원(中原)을 누를 수는 없다."
"중원은 수많은 기인이사(奇人異士)들이 할거한 곳이다."
맞는 말이다.
아니 진리(眞理)에 가깝다고 하는 편이 옳으리라. 무림이 존재하는 한……!
허나 예외가 없는 진리란 있을 수 없다.
청초(靑初),
여진족(女眞族)의 후예로서 중원을 정복한 청(淸)나라의 황제 홍타시, 그는 완전히 중원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중원의 혼(魂)인 중원무림을 정복시켜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여 가공하게도 그는 이러한 령(令)을 내렸다.
---중원무림 몰살!
결국 그 명령은 무림사에서 다시없는 혈풍(血風)을 몰고 왔다.
"소림사(少林寺)의 멸망!"
"개방의 멸망!"
하루아침에 소림사가 불타 없어지고, 누더기를 걸친 개방의 제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만 했다.
이어 수많은 무림세가(武林世家)들이 차례로 멸망되어 갔다.
후세의 사람들은 이때를 가리켜 말하였다.
"중원무림대종말(中原武林大終末)!"
"중원무림최대혈사(中原武林最大血事)!"
▣序 章 (2)
금루탑(金樓塔)!
황금이 사방에 입혀진 누각 모양의 구층(九層) 철탑(鐵塔)이다.
비록 그 모양이 화려하다지만 일개 탑에 불과하다.
허나 그 금루탑은 중원무림인들의 애환(哀歡)과 명리(名利), 그리고 혼(魂)이 담겨 있다.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는 커다란 이유가 있다.
중원무림에는 정사(正邪)를 막론하고 이십 년마다 한 번씩 무림성회(武林盛會)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