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세공자 선우제검
계집을 후리는 호색절, 도귀가 까무러칠 정도로
능수능란한 도박절, 귀신을 상대로 사기친다는
사기절, 세가지 방면에 달통하면서도 삶과 죽음을
공깃돌처럼 가볍게 여기는 사나이. 천의 얼굴로
세상을 조롱하며 살지만...
공공문주 해어화
차를 끓이는 여인. 다향처럼 은은하고 아름답지만
무궁한 지혜로 어지러운 세상을 헤쳐나간다.
천년비밀의 공공절학으로 하늘의 문을 열고 비밀의
화원을 경영하지만 사나이 마음 하나 얻는 데
모든 것을 바친다.
장안객 백희도
어떤 일이라도 좋다. 댓가만 주면 무슨 일이든
해결해 주마!
892건의 청부를 해결한 사나이. 그의 살인대상이
되었다면 차라리 스스로 무덤을 파고 드러눕는 것이
낫다. 지상최고의 추적술로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갈 테니까. 한 자루 철검 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는 사나이.
무영신투 현가빈
마음만 먹는다면 황제의 팬티도 훔칠 수 있다!
그림자 없는 인간인 양, 세상 곳곳 은밀한 곳을
안방 드나들 듯 하며 취미로 훔치는 사나이.
그가 훔친 보화를 쌓는다면 태산 높이는 될 테지만
단 하나 훔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맛보기>
* 제1장 그들에게 청부(請負)를
사박.....사박.....!
모란이 수놓아진 붉은 당혜(唐鞋)는 매우 도발적이고 유희적(遊戱的)인 느낌을 준다. 하늘을 찌를 듯한 구중천(九重天)의 어느 처마밑. 한 궁녀가 낭하를 걷고 있다. 그녀는 두 손에 붉은 비단보가 씌워진 은쟁반을 받쳐들고 있었다.
오히려 은쟁반이 그녀를 장식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그녀의 걸음새며 탄력적인 몸매가 묘하게 눈길을 잡아 끌었다.
조앵(趙櫻).....
올해 나이 17세이자 태자전(太子殿)의 침소 시중을 드는 나인. 이것이 이 궁녀의 모든 것이었다.
만춘(晩春)이건만 이른 새벽의 날씨는 매우 쌀쌀했다. 그러나 조앵은 춥긴 커녕 온몸이 은어처럼 팽팽하게 긴장되어 오르는 느낌이었다. 그 느낌은 그녀를 즐겁게 했다. 그녀는 단내가 풍길 정도로 달콤한 미소를 머금고 낭하를 걸었다.
그녀의 몸은 나이답지 않게 매우 실해 보였다. 불룩하게 솟은 젖가슴, 잘록한 허리, 걸을 때마다 야릇하게 율동하는 둔부의 흔들림 하나까지 한 마디로 육감의 덩어리였다.
문득 조앵은 걸음을 늦추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이른 시각인 지라 내궁(內宮) 안에는 얼씬거리는 사람이 드물었다. 동북쪽으로 길게 담장을 대고 있는 별각쪽에만 몇 명의 금위대 무사와 시녀들이 바쁜 걸음으로 오가는 것이 보일 뿐이었다.
그녀는 태자전(太子殿)쪽으로 걸음을 서둘렀다. 그녀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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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1980년부터 10여년 간 다수의 장평무협 소설 저작활동. 『대소림사』,『십전서생』,『웅풍독패존』,『태양천』,『절대마종』,『월락검극천미영-19권』을 비롯하여『루』,『독보강호』,『만통사인방』,『자객도』,『조화공자』,『건곤일척』,『혈루』등 80여편의 창작활동.
만화영화『은비까비의 옛날옛적에』,『달리는 미래특급』,『만화인물한국사』등의 방송시나리오 집필. 현재 만화영화 기획과 대구일보에 대하 무협소설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니…"를 연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