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흩날리기 위한 최소한의 바람.
채워진 잔이 흘러넘치기 위한 작은 한 방울.
조용히 스며들기 위해, 사랑이 오는 시간.
“무관심이 필요한 거예요, 관심이 필요한 거예요?”
가느다란 몸집에 젖은 눈을 하고도 씩씩한 여자.
몇 번의 우연한 만남에 관심 이상의 감정이 생겨 버렸다.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는 마음을 자각했을 때부터.
“나, 시도 때도 없이 우는 사람 아니야.”
무심한 음성에 들끓는 감정을 숨긴 고요한 눈빛의 남자.
비명처럼 울리는 피아노의 선율에 심장이 무너져 버렸다.
지나간 사랑이 상처였음을 깨달았을 때부터.
“좀처럼 익숙해질 틈을 안 주지, 내가?”
“또 이런 식으로 만나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했어.”
좋은 생각이 났어, 니 생각. 사랑일까?
너만 보여. 잊어버리지 마. 너여서,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