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의 교육, 발도르프
“발도르프 학교에서 과학, 예술, 인문학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교양과목을 충실히 가르치고 모든 과목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떤 학급도 다른 과목과 관련 없이 공백 상태가 되지 않도록 가르칩니다. 모든 과목을 가르치며 각 과목을 서로 연결시킴으로써 우리는 아이들이 단계적으로 삶의 중요한 질문들에 답할 수 있도록 준비시킵니다.”
어디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아닌가요? 한국 교육부에서 요즘 추진하는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를 합친 말로, 융합적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배양하는 융합교육(STEAM)과 그 본질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은 교육 이념입니다. 1919년 루돌프 슈타이너가 발도르프 학교를 만들면서 아이를 가르치는 기본이념으로 삼았던 내용입니다. 과학기술적 창조력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두루 향상시키기 위해 문과, 이과를 통합하는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자 애쓰는 현 교육부의 교육 내용은 발도르프 학교에서 100년 전부터 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발도르프 교육은 유네스코에서 21세기 개혁교육 모델로 선정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그 권위와 교육 효과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광주의 푸른숲 학교와 의왕의 청계자유발도르프 학교를 비롯해 발도르프 학교 15곳이 있고 그 외에 안양, 용인, 부천, 서울, 인천, 양평, 부산, 광주, 대전 등에 크고 작은 학교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학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요.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을 주는 강의
한국에도 발도르프 교육에 관한 책이 꽤 출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 실질적인 교육 방법론을 다루거나 창시자의 루돌프 슈타이너의 교육 사상을 담은 난해한 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의 사상적 토대와 실제를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가진 평범한 부모들도 손쉽게 읽어 볼 수 있는 책은 거의 없습니다. 청계자유발도르프 학교에서 교사를 하다가 지금은 발도르프 사상을 연구하고 있는 역자도 이런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오랫동안 좋은 책을 찾아 헤매다가 이 책을 발견했고 기쁜 마음으로 번역하게 된 겁니다.
역자의 말처럼 이 책은 아이를 온전히 사랑하고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나 흥미로워할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먼저 아이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겠지요. 아이들에게 리듬 있는 생활이 왜 필요한지, 아이를 가르칠 때 기질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왜 중요한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의 삶을 위해 아이에게 어떤 준비를 시켜야 할지, 아이에게 키워 주어야 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 책은 단순하지만 명확한 언어로 소개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의 권위자인 저자는 오랜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지금 한국 땅에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