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 마사 C. 누스바움 Martha C. Nussbaum
고전학, 법철학, 정치철학, 교육학, 윤리학, 여성학을 아우르는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석학 중 한 사람. 1947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이른바 백인-앵글로색슨-신교도-엘리트 사회에서 성장한다. 1966년 뉴욕 대학에 진학해 1969년 서양고전학·연극학 학사학위를 받고, 하버드 대학에 진학해 1972년 고전철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대학원 재학 당시 여학생 최초로 주니어 펠로에 선발되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1975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지도교수는 영국의 저명한 고전철학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 전문가 G. E. L. 오언이다.
졸업 후 하버드 대학에서 조교수를 거쳐 부교수로 재직하다 1984년에 브라운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고 이듬해 정교수로 부임한다. 1986년 운명과 선의지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논의를 다룬 『선의 연약함』을 출판해 학계의 명성을 얻는다. 같은 해 세미나에서 만난 아마티아 센(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과 교유하면서, 경제성장 지표가 아닌 개인 행복에 초점을 맞춘 삶의 질 연구에 함께 착수하기로 한다. 이후 1987 년부터 1993년까지 유엔 대학 부설 세계개발경제연구소에서 연구자문으로 활동하며 개발도상국에서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방법을 구상해나간다. 이 연구는 유엔개발계획의 『인간개발보고서』를 비롯해 빈곤과 불평등에 관한 국제적인 연구에 영향을 미쳤다.
1988년 미국 학업우수 대학생 모임인 "파이베타카파협회"의 초청으로 미국 내 여러 대학을 방문해 강연과 토론을 진행한다. 이 시기에 다양한 대학 현장에서 교수진과 학생들을 만나면서 미국 대학에서 "새로운" 자유교육이 얼마나 절실한 사안인지 실감한다. 그는 이러한 인식하에 대학교육의 현실을 조사하고 진단해 새로운 교과과정을 우려하는 보수주의자들에 맞서 현실적인 옹호와 제안의 변을 써나간다. 1997년에 출간된 『인간성 수업』은 이때의 경험과 면밀한 조사, 주의깊은 성찰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누스바움의 대표 저서로 자리매김하며 화제를 불러모으고, 이듬해 미국 각급 대학 협회에서 주관하는 도서상을 수상한다.
1993년에는 동성애자 인권 침해를 명시한 콜로라도 주 수정헌법 2조에 대항하는 소송에 전문가 증인으로 나서 해당 조항 무효 주장을 지지하는 한편, 이듬해 미국 철학협회 여성지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여성 이슈에도 앞장선다. 1995년부터 시카고 대학 로스쿨에서 윤리학과 철학을 가르치고, 현재 이 대학 석좌교수로 있다. 미국 학술원 회원, 영국 학술원 외국회원이며,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서 매해 선정하는 "세계 100 대 지성"에 세 차례 선정되었다. 저서로 『사랑의 지식』(1990), 『시적 정의』(1995), 『여성, 문화, 개발』(1995), 『인간성 수업』(1997), 『성과 사회정의』(1999), 『생각의 격변』(2001), 『혐오와 수치심』(2004), 『혐오에서 인류애로』(2010), 『학교는 시장이 아니다』(2010), 『역량의 창조』(2011) 등 다수가 있다.
■ 옮긴이 | 정영목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번역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마르크스 평전』 『프로이트』(전 2권) 『비트겐슈타인』 『호치민 평전』 『 혁명의 기술에 관하여』 『레닌의 유산: 진리로 나아갈 권리』 『텍스트의 포도밭』 『그리스 사상과 아랍 문명』 『권력의 법칙』 『극단의 형벌』 『카탈로니아 찬가』 등이 있다. 제3회 유영번역상과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