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났던 열일곱의 여름이 시작이었다.
너를 사랑했던 열여덟의 가을이 지나고
네가 떠난 열아홉의 겨울은 아직도 끝나지 않는다.
“나도 알아요, 나 미친놈 같은 거.”
“기억이 상대적인 건 비극이야. 상처가 너무 일방적이거든.”
평범해서 더 눈부셨던 그날로 기꺼이 돌아가고 싶은 남자, 차문재.
비록 깨어야 할 꿈일지라도 일상이 평화롭길 원하는 여자, 고용주.
“너는 나한테 뛰어올 거야.”
모두가 떠난 자리에 여전히 남아 있는 너를,
사람에게 상처 주지 못하는 너를,
그래서 따듯했던 너를 나는 되돌리고 싶다.
“이제 그 마음은 없어, 문재야.”
여전히 빛나는 너는,
나의 일상을 흔드는 너는,
아무것도 아닌 날조차 ‘기억’으로 만든다.
너로 인해 두근거렸던 모든 날들처럼
평범한 오늘, 보통의 하루, 그런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