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현대까지, 성공과 오만이 만들어낸 “갑질사회 흥망사”
이 책은 동서양 역사를 넘나들면서 어렵게 쌓아올린 성공이 ‘오만’으로 인해 어떻게 무너지고 바닥으로 추락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의 문화적 개념에 대입하면 최근 문제화되고 있는 ‘갑질’로 인해 거대한 제국, 눈부시게 성장 발전하던 조직, 영웅으로 추앙받던 사람 들이 어떻게 한순간에 무너졌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 아리 투루넨은 오만함의 유형을 여러 범주로 나누고 그것에 알맞은 사례를 동서양의 역사에서 가져온다. 그중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도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역사,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중스타나 역사적 인물들의 흑역사도 있다.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마오쩌둥 같은 역사적 인물들과 로마와 몽골 제국의 흥망사도 등장하지만 비틀즈나 머라이어 케리 같은 유명한 대중가수,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몰고 온 미국의 기업 엔론과 리먼브라더스의 경우 등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며 각처에 만연해 있는 오만과 갑질의 유형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의 내용들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사건이나 익히 귀에 익은 이름들이 등장하는 탓이기도 하지만, 자기보다 약한 상대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갑질’이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건이 벌어지는 무대만 바뀌었을 뿐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듯한 이 낯설지 않은 갑질의 풍경들은 성공한 이들의 오만함과 그로 인한 파국이 비단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준다.
어렵게 쌓아올린 성공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이룬 업적에 취해 쉽게 자만하거나 우월감에 빠지게 된다. 이 경우 이들은 쉽게 주변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신이 그들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세계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자신이 속한 곳이 세계의 배꼽이라고 쉽게 착각한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성공에 취해 다른 이들과 소통하지 않는 것이다. 타인의 비판에 귀를 막고, 자신은 절대 실수하지 않는다고 맹신하며, 다른 사람의 능력이나 생각을 무시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당연히 사과하는 법도 없다. 그래서 이들의 성공이 오히려 오만함, 곧 “소통의 부재”라는 실패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이런 오만함은 나라나 민족 간에도 존재한다. 오만한 사람은 다른 나라의 언어나 관습은 불쾌하거나 수준이 낮은 것으로 치부한다. 그래서 민족이나 나라를 차별하며 같은 집단 내에서 일하게 될 경우 오만한 태도로 군림하거나 죄의식 없이 그들을 괴롭힌다.
이 책은 성공의 오만함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공했지만 거만해지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성공은 능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행운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성공은 휴머니즘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 참된 성공에는 관용이 필요하다는 것 등, 성공을 계속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