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의 페미니즘X민주주의

정희진 서민 손아람 한채윤 권김현영 손희정 홍성수 | 교유서가 | 2018년 05월 1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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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어째서 젠더는 정치가 아니란 말인가
페미니즘이 던지는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

"고통을 회피하는 사회는 더 고통을 치른다"

우리 시대 페미니즘의 최전선을 말한다!
책으로 만나는 페미니스트 7인의 인기강연


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 앞에서

"메갈리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등 2015년 이후 더욱 높아진 여성혐오 이슈, "좌우"와 영역을 가리지 않은 채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최근의 "미투" 운동 등 젠더 관련 이슈가 최근 한국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다. 한편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적폐청산"을 내건 정치인이 당선되는 데 여성들의 목소리가 큰 역할을 했다(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임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전의 탄핵 국면에서 광장은 거대한 적폐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주는 장이기도 했다. 보수에 대항하는 목소리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지 않는다. 이제는 젠더 이슈에 대해 여성/성소수자들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지 않으며,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 역시 넓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결정적" 순간에 젠더 이슈는 "사소한 것" 혹은 "나중에" 처리해야 할 문제로 치부된다. 특히 그것이 "정치적" 상황일 때 그렇다. 흔히 적폐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힘 있는 혹은 보수적인 조직 내에서뿐 아니라 "진보"진영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노조나 진보정당 내의 젠더문제 역시 "대의"의 뒤로 밀려나는 사소한 문제로 치부된다. "미투" 운동이 한국사회를 휩쓸며 어떤 곳도 젠더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젠더문제가 얼마나 이 사회의 핵심적 병폐인지가 드러나는 와중에도 언론에서 "미투" 운동을 부각시키면 다른 더 "중요한" 병폐를 의도적으로 묻어버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공격을 "진보"세력으로부터 받는다. 좌우 막론하고 젠더는 "아킬레스건"이며, 비정치적 영역으로 쉽게 환원되며, 이성애중심주의와 남성연대는 강력하게 작동한다. 성 적폐야말로 진영에 관계없는 가장 강력한 적폐인 셈이다.
이 책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무엇이 정치이며, 젠더권력은 어째서 늘 현실정치에서 사소화되며,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왜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냐고. 이명박·박근혜 시대라는 명백한 거악의 시절을 견디며 광장에서 저항했던 것은 분명 "모두"였는데, 왜 "결정적 순간"에는 그 모두 안에 여성과 성소수자는 사라지고 젠더문제는 사소한 일이 되는 것이냐고. 어째서 "합리적 시민"의 얼굴은 대체로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진보의 아킬레스, 젠더

대선 당시 방송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답했을 뿐 아니라 기독교단체를 방문해 "차별금지법과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자신의 저서에서 여성혐오 및 성차별적 시각을 보인 탁현민씨는 현재 청와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진보" 정치인에 대한 "미투"는 진보진영에 대한 "공작"으로 취급받는다. 더구나 현정권에 비판을 제기하는 순간,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현정권 지지자들에게 집중공격을 받기도 한다.
이 책은 지금 여기의 정치와 페미니즘을 논한다. 이 책의 바탕이 된 강연은 명백한 "거악"인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적폐청산을 내건 문재인 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의 2017년, "진보의 집권"이라는 한 축과 식지 않고 있는 페미니즘의 목소리라는 한 축이 만나기 시작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한국사회 전반에 깔린 강력한 남성연대와 여성혐오, 이성애중심주의와 젠더감수성 부재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던 시점이며, 보수에 대해 도덕적 우월감을 지닌 진보의 아킬레스건이 결국 젠더라는 것이 드러났던 결정적 시점이다. 이는 "미투" 국면을 지나고 있는 2018년 현재 다시 한번 강력히 드러나고 있다.
지금 여기의 젠더 이슈를 활발히 발화하고 있는 7명의 저자들은 이 책에서 최근 한국사회 전반의 젠더문제를 다루면서 특히 최근 10년, 명백한 "보수" 정권이 지나가고 ("팬덤"으로도 표현되는) 강력한 지지층을 등에 업은 "진보" 정권이 집권한 지금을 중심으로 여성/성소수자가 어떻게 배제되며 젠더문제가 사소화되는지를 여러 주제를 통해 다룬다.


"나중에" 말고 지금!: 좋은 정부보다 더 많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

사적인 영역, 사소한 문제로 취급되는 남녀관계와 젠더문제야말로 권력관계의 문제이고 가장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을 역설하는 1강(정희진)을 시작으로, 2강(서민)에서는 특히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한국남성들의 여성혐오의 실태를 개괄하며, 3강(손아람)은 문화생산자의 입장에서 대중문화와 대중매체 속에서의 여성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문화의 생산과 소비의 동학 속에서 드러낸다. 4강(한채윤)에서는 종교와 정치가 유착되어 종교가 정치화되고 정치가 종교화되는 정치현실 속에서 성소수자가 어떻게 배제되고 혐오화되는지, 대의에 뒤따르는 "나중에" 정치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 과정을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5강(권김현영)에서는 지난 10년간 한국 정치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반복적으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지를 살피며, 이 과정에서 강력한 남성연대가 "좌우 진영"을 넘어 얼마나 강력한지를 드러낸다. 6강(손희정)에서는 현재 한국사회를 설명하는 강력한 키워드인 음모론과, 역시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강력한 남성동성사회, 남성연대가 어떻게 결합해 작동하는지를 "검사영화"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7강(홍성수)은 젠더/소수자 이슈의 핵심적 개념으로 유통되는 "혐오"와 혐오로 뒤덮인 지금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이론적 팁과 분석을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 8강(정희진)에서는 적폐청산을 내건 "진보"로 지칭되는 현정부의 젠더 인식을 비판적으로 짚는다. 동시에 대통령을 둘러싼 강력한 "팬덤"과 관련해 민주주의를 만들어갈 "시민"으로서의 태도가 무엇인지를 사랑이라는 주제로 짚어본다.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왜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가"라는 정희진의 질문(8강)은 이 책을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상상해야 할 것은 정권의 교체, 좋은 나라 만들기를 넘어 더 많은 민주주의이며, 페미니즘과 젠더에 대한 고민은 "대의"에 뒤따르는 사소한 문제, 우선순위의 나중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에서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저자소개

정희진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자원이 되지 않는 사회, 중심과 주변의 경계가 불안정한 사회를 꿈꾼다. 저서로 『혼자서 본 영화』 『낯선 시선』 『아주 친밀한 폭력』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처럼 읽기』 등이 있다.

서민
교수. 기생충을 연구한다. 최근 자신의 전공인 기생충을 페미니즘 시각으로 분석한 끝에 “기생충도 남녀 사이가 좋으면 생존하고, 쇼윈도 부부 기생충은 멸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저서로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등이 있다.

손아람
작가. 저서로 『디 마이너스』 『소수의견』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등이 있다. 영화 〈소수의견〉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제24회 부일영화상 각본상을 받았다.

한채윤
비온뒤무지개재단 상임이사. 퀴어문화운동과 성적소수자인권운동의 영역에서 20년째 활동중이다. 최근에는 종교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 『한채윤의 섹스 말하기』가 있고,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등 다수의 편·공저가 있다.

권김현영
페미니스트 정치 덕후. 한국 근현대사의 정치 현실에 내재된 젠더정치학의 작동 방식을 포착하는 데 관심이 있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한국남성을 분석한다』 등 20여 권의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고 썼다.

손희정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조금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페미니즘 리부트』를 썼다. 『여성 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호러 영화』 등을 번역했고, 『페미니스트 모먼트』 등을 함께 썼다.

홍성수
교수. 법철학·법사회학·인권법을 공부했다. 인권이론, 국가인권기구, 기업인권, 도시인권, 학생인권, 표현의 자유, 혐오표현 등 분야별 인권문제, 법과 사회변동 등의 주제를 연구해왔다. 저서로 『말이 칼이 될 때』가 있고,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를 함께 썼다.

기획 한겨레21

목차소개

들어가는 말
‘남성의 얼굴’을 한 ‘합리적 시민’ 앞에서
박수진

1강
‘톰과 제리’는 적대관계지만 섹스하지 않는다
:젠더권력은 왜 현실정치로 사소화되는가
정희진

2강
한국남성이 본 한국남성
서민

3강
대중문화 속의 여성
손아람

4강
‘나중에’ 정치
:종교화된 정치, 정치화된 종교
한채윤

5강
페미니즘 없이 민주주의 없다
:광장에서 사라진 목소리에 대해
권김현영

6강
그 사내다움에 대하여
:음모론 시대의 남성성과 검사영화
손희정

7강
혐오의 시대가 도래하다
:한국사회의 혐오와 혐오표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홍성수

8강
문재인 정부와 젠더
:나라 만들기를 넘어 민주주의로
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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