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왕위와 관련된 금기는 함부로 말해서도 안 되고 말할 수도 없었다. 함부로 입에 담았다간 정권의 존립 기반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5세기 이후 조선의 가장 큰 정치적 금기는 수양대군이 왕위를 빼앗을 목적으로 반대파를 숙청한 사건인 계유정난과 관련된 일이었다. 어린 조카를 몰아내고 왕권을 탈취한 숙부를 언급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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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이라고는 해도 모든 범죄를 용서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시대마다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기는 했지만, 사형이 선고될 만큼 무거운 범죄는 대개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역을 시도한 대역죄인, 조부모나 부모를 죽인 경우, 처나 첩이 남편을 죽인 경우, 노비가 주인을 죽인 경우, 독약을 사용하거나 저주를 내린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