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60년을 아우르는 4개월 간의 사건파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추리물의 진수! 전쟁과 분단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비켜갈 수 없는 역사의 멍에이자 트라우마다. 특히 4년마다, 5년마다 찾아오는 선거철이면 정치적으로 거론되는, 혹은 이용되는 이념과 민족성의 문제는 이 나라가 60년 전 상황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않았음을 보여주곤 한다. 해병대원들의 살인사건으로 시작하는 소설 <그 해 겨울>은 바로 이 거창한 이야기를 추리물의 형식을 빌려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다. 양파껍질을 까면 깔수록 새로운 층층이 드러나며 그 매운맛에 눈물을 흘리게 되듯, 군부대 내의 갈등쯤으로 여겼던 사건은 겹겹이 쌓여있는 검은 세력들의 실체를 하나하나 벗겨가며 뿌리 깊게 내린 남한사회의 치부 내지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남북분단이라는 현실과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강력한 힘을 기르고자 이상을 ?는 민족주의자들과,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순수이상주의자들을 이용하는 보이지 않는 정치세력,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휘말리거나 혹은 혼자 외롭게 싸우는 개개인들의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가며 구태의연한 이념과 민족성의 이야기를 새롭고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물론 이 이야기는 픽션이다. 그러나 마치 아주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불신과 갈등이 팽배한 우리사회의 단면이 잘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