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인과 세은, 윤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같은 사람을 사랑했던 윤과 영인에게 과거는 아픔 가득한 상처일 뿐이다. 강렬한 첫사랑에 모든 걸 잃은 영인과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친구를 배신했던 윤. 그리고 친구의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싶은 세은에게 ‘인영’은 각자의 달콤한 거짓이다.
세은은 인영과 영인의 해피엔딩을 위해 일기를 날조하는데...
“한영인, 우리 인간적으로 페어플레이하자.”
“내가 왜?”
일기장을 꼭 껴안은 영인의 눈빛에 물러날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예상한 상황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격렬한 반응이 난감한 세은은 상황 정리를 위해 간단한 몇 가지 규칙을 제시하며 둘 사이를 중재했다.
열쇠는 세은이 소유할 것,
동시에 함께 읽을 것,
세은과 동행하여 읽을 것
영인과 윤이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 일기장이 반으로 두 동강이 날지도 몰랐다. 세은과 둘은 정확히 50대 50으로 단 1도 더할 수 없는 공평한 사이였다.
순응적으로 태도를 바꾼 둘의 모습에 흡족한 세은이 천천히 일기장을 펼쳤다. 줄 하나 그어져 있지 않은 무제 배경 위에 빼곡히 들어찬 글을 바라보는 모두가 숨을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