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건설산업을 바꾼다
한국 건설산업의 기하급수적 성장 기회를 놓치지 마라!
2016년 1월 다보스포럼 어젠다로 채택된 ‘4차 산업혁명(4th Industrial Revolution)’은 전 세계적 유행어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피해갈 수 있는 산업부문은 없다. 선도하는 산업이 있는가 하면, 적응속도가 느린 산업도 있다. 전자나 정보통신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산업이면서 선도하는 산업이다. 제조업도 적응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반면 건설산업은 변화가 가장 늦다.
이상호 건설산업연구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건설산업의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건설산업이 디지털화가 가장 뒤처진 산업이지만, 거꾸로 뒤집어 본다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 건설산업은 조금만 더 디지털화하더라도 생산성 향상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건설산업은 아직도 ‘분업과 전문화’라는 산업화 초창기의 낡은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연결과 통합’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해야 한다고 이 책은 제언한다. 그래야 생산성 혁명을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용은 스마트 디지털 기술의 도입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법·제도와 문화를 포함한 총체적인 산업구조의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규명하고, 한발 앞선 글로벌 건설산업의 트렌드와 현황을 조명하여 우리 건설산업의 나아갈 바를 제시한 혁신 전략서이다.
혁신적인 건설 스타트업이 없다!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국 건설산업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한국 건설산업을 빗대어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말한다.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는 말의 기원은 이렇다.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은 갈라파고스 군도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는 다른 대륙의 생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진화한 고유종이 있었다. 육지와 교류하면서 외부종이 유입되자 면역력이 약한 고유종들은 멸종 위기에 처했다.
일본인들은 그들의 산업도 비슷한 처지라고 인식했다. 1990년대 일본의 제조업, 특히 IT산업은 내수시장에 안주하면서 자신들만의 표준을 추구하다 세계시장에서 밀려났다. 이런 현상을 일본에서는 ‘갈라파고스 증후군(Galapagos Syndrome)’이라 불렀다. 그리고 일본의 건설산업을 이에 빗대어 진화를 거부한 ‘갈라파고스 건설산업’이라고 칭했다. 어떤 산업이라도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채 자기만의 표준이나 기준에만 집착하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없다.
한국 건설산업도 ‘우물 안 개구리 증후군’, 즉 ‘갈라파고스 증후군을’을 앓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 했지만 건설산업의 근간인 법과 제도는 산업화 초창기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고, 글로벌 스탠더드와도 거리가 멀다. 건설 생산성이 오랫동안 정체되었지만 국가적·산업적 차원에서 생산성 혁신을 추진한 적도 없다. 건설업체는 오랫동안 담합과 덤핑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건설인력과 문화는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한국 건설산업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전략과 전술은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 건설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찾다
건설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전략을 세우며 실무경험을 다져온 이상호 원장은 우리 건설산업이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벗어나려면 글로벌 건설산업의 변화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혁신 전략으로 크게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을 우리 건설산업에 수용하고자 한다면 ‘연결과 통합’의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산업화 초창기의 법·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건설 규제는 과정에 대한 세세한 통제가 아니라 결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설계나 시공의 부문별 개선이 아니라 건설생산과정의 수직적·수평적 통합이 가능하도록 전체 가치사슬에 연관된 생태계를 혁신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건설산업의 최대 고객으로서 스마트한 일류 발주자가 되어야 한다. 건설업체는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하며 연결과 통합으로 가치사슬을 확장해야 한다.
셋째, 한때 한국은 정보통신혁명에 관한 한 ‘선도자’였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는 ‘빠른 추격자’가 아니라 ‘뒤처진 추종자’ 수준이다. 건설업체의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연결하고 통합하면서 가치사슬을 확장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건설산업에서 기술과 상품만이 아니라 프로세스와 관리시스템 및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일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건설 생태계 전체에 걸쳐 큰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건설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
건설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꾼 기업, 카테라
카테라를 벤치마킹하라!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들이 허구가 아니라 실제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되면서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건설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기업으로 카테라(Katerra)를 소개한다.
카테라는 2015년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창업 2년 만에 미국의 25대 집합주택(multi-family house) 전문 건설업체가 되었다. 2016년에는 5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했으며, 직원 수는 550명에 달한다. 저자는 카테라의 비즈니스모델은 3가지 측면에서 혁신적이라고 말한다.
첫째, 전체 건설생산단계에 걸쳐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축하여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파편화된 생산체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생산성 혁신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BIM,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 전사 자원관리시스템(ERP), 자재추적 관리시스템 등 각종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둘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여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카테라는 미국과 중국에 첨단 제조시설을 갖춘 건축자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건축물의 구조 부재부터 주방 및 욕실용품에 이르는 거의 모든 건축자재 공급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셋째, 기존의 ‘공장 제작 및 조립방식’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고객맞춤형으로 설계를 차별화했다. 카테라는 공기 단축과 품질확보를 위해 현장 시공 비중을 줄이고 공장 제작 및 조립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공장에서 건축자재를 제작하게 되면 아무래도 설계가 획일화될 소지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공장 제작 및 조립방식은 소비자도 싫어하고, 창의적인 건축설계를 선호하는 설계자들은 더더욱 싫어한다. 카테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명 건축가들과 ‘협업체계(Katerra Design Consortium)’를 구축했다. 동시에 고객 선호에 따라 개별 프로젝트마다 다른 방식으로 자재를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부품을 개발하여 다양한 사용자 변형과 차별화된 설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카테라의 비즈니스모델은 건설산업이 사양산업이라거나 낙후산업이라는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을 대거 활용하고 있고, 생산방식의 수직적 통합을 달성했으며, 현장시공에서 공장 제작 및 조립방식으로의 획기적인 전환을 달성했다. 한마디로 건설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혁신적인 스타트업이다.
맥킨지가 내다본 건설산업의 본질적 문제점
건설산업,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것인가?
맥킨지글로벌연구소는 건설산업의 본질적인 문제로 낮은 생산성을 지적한다. 지난 20년간 글로벌 GDP의 96%를 차지하는 41개국을 대상으로 한 생산성 변화 추이를 보면, 세계경제의 생산성은 연평균 2.7%, 제조업은 3.6% 성장했는데 반해 건설산업은 1% 성장에 그쳤다.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과 전체 경제의 노동생산성보다 건설산업의 노동생산성이 낮았다.
건설산업의 생산성은 제조업에 비해서만 뒤지는 것이 아니다. 농업이나 유통업, 광업 등에 비해서도 낮다. 다른 산업보다 단순히 낮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생산성 격차가 급격하게 더 벌어졌다. 왜 이렇게 건설산업의 생산성이 빈약한가?
맥킨지글로벌연구소는 외부 요인으로, 최근 들어 프로젝트나 현장의 크기와 복잡성이 크게 늘었고 외부 규제와 토지의 파편화 그리고 들쑥날쑥한 공공건설투자 문제점을 지적한다. 내부 요인으로는 건설산업의 프로세스 자체가 불명확하고 계약구조와 인센티브의 결합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기업차원의 근본적인 실행역량 부족을 지적한다. 설계과정이 부적절하고, 프로젝트 관리나 실행기반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저자는 건설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낮은 것은 디지털화 수준이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정보통신산업과 같이 디지털화 수준이 높은 산업은 생산성 증가율도 높았다. 디지털화 수준이 낮을수록 생산성 증가율도 낮았다. 건설산업의 디지털화 수준은 전체 산업 중에서도 꼴찌 수준이다.
만약 건설산업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생산성 증가율(2.8%)만큼만 생산성이 향상되어도 연간 1.6조 달러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이 금액은 전 세계 연간 인프라 투자 소요액의 절반이나 되고, 글로벌 GDP를 2%가량 높일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유럽과 미국에서도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건설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지금, 우리 건설산업도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글로벌 건설산업의 트렌드를 참고하여 산업정책을 세워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부분에서 심각한 불균형과 승자독식을 초래할 것이다. 앞서 가는 국가와 산업은 더 앞서 가고, 뒤처진 국가와 산업은 더 뒤처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서고자 한다면 지금, 무엇이 중요한가? 우리 건설산업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데 이 책이 가이드 역할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