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 류노스케
1892년 일본 도쿄 시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정신 이상 등 가정 사정 때문에 외숙부의 양자로 자랐다. 외가인 아쿠타가와 가문은 메이지 유신 전까지 막부의 다실을 관리하는 유서 있는 집안으로, 예술과 연극 등을 즐기는 문예적인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도쿄 대학교 영문과 재학 중에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로 들어갔으며 구메 마사오, 기쿠치 간 등과 함께 제3차 《신사조》를 발간, 「노년」이라는 단편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어서 발표한 「코」가 소세키의 극찬을 받으면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단편으로, 영미 문학의 영향을 받아 논리적이고 정리된 관계 및 뚜렷한 필치가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역사물, 종교, 자연주의, 판타지, 사소설에 이르기까지 형식과 주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필력을 통해 예술지상주의, 합리주의를 실현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지적인 형식미와 주류 문단에 영합하지 않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로 당대를 풍미하였으나 만년에 이르러서는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대두 등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여 회의와 불안에 빠져 고뇌하다가 1927년 35세의 나이로 ‘막연한 불안’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살했다. ‘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로 후대 작가와 문학계에 무수한 영향을 남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뛰어난 신예 작가에게 수여되는 문예상 ‘아쿠타가와 상’을 통해 오늘날까지 문학사를 빛낸 명예로운 이름으로 남아 있다.
옮긴이 노재명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구마모토 대학 비교문학과에서 일본 근대 문학을 전공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했다. 2011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옮긴 책으로는 나쓰메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인 [런던 소식]·[회상], [효웅 오다 노부나가](전3권), [국화와 칼], 누쿠이 도쿠로의 ‘증후군 시리즈’(전4권), [라프카디오 헌, 19세기 일본 속으로 들어가다], [문명의 산책자], [팬티 인문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