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인과 세은, 윤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같은 사람을 사랑했던 윤과 영인에게 과거는 아픔 가득한 상처일 뿐이다. 강렬한 첫사랑에 모든 걸 잃은 영인과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친구를 배신했던 윤. 그리고 친구의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싶은 세은에게 ‘인영’은 각자의 달콤한 거짓이다.
세은은 인영과 영인의 해피엔딩을 위해 일기를 날조하는데...
인영이 내민 사과가 독 사과라고 해도 윤은 기꺼이 먹을 상태가 되어 있었다. 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실체를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난 너에게 엄청난 것을 줄 수 있어.”
해나의 입술을 틈 없이 메운 붉은색 립스틱이 갑자기 더욱 생기를 띄는 것처럼 느껴졌다.
“······. 알아듣기 쉽게 말해주세요.”
“후속곡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신인이 필요해. 아마 우리 회사 소속이 하겠지?”
윤은 테이블 위에 놓인 잔을 들어 입술을 축였다. 거부하기 어려운 강력한 대가를 얻기 위한 조건의 큰 몸집이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우선 너로 점찍어 둔 상태야 난.”
해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다······. 생각만 해도 짜릿한 쾌거였다. 그대로만 된다면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데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윤은 많은 의구심이 피어났지만, 온몸에 흐르는 달콤한 전율에 경계하는 것을 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