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페블로비치 체호프 (Anton Pavlovich Chekhov, 1860 - 1904)는 19세기 러시아 작가이다. 체호프는 현대적 단편 소설이라는 쟝르를 확립했으며, 희곡 분야에서도 고전이 된 작품을 많이 집필했다.
1860년 체호프는 러시아 타간로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잡화점을 운영했는데, 자주 재정적인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 어머니, 예프게니야는 아이들이 자주 이야기를 읽어 주는 등 문학에 대한 애정을 체호프에게 전해주었다.
1875년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모스크바로 떠났는데, 체호프는 고향에 남아서 공부를 마쳤다. 18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체호프는 모스크바의 의과 대학에 진학하였고, 가족과 합류했다. 아버지의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체호프는 아르바이트로 글쓰기를 해서 지역 잡지들에 판매하는 것으로 가족을 부양했다. 필명으로 발표된 이때의 작품들은 거의 짧은 단편 형태의 희극 소설들이었다.
1880년 중반에 들어서면서, 체호프는 의사로서 경력을 시작하는 동시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소설들을 발간하기 시작했다. 집필 초기에는 주로 잡지에 연재되는 중단편 소설들이 주류를 이뤘다. 1888년 발표한 "스텝 지대"라는 소설이 그를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립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소설을 통해서 체호프는 "푸슈킨 문학상"을 수상했고, 어느 정도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일한 시기에 체호프는 희곡을 쓰는 작업에도 몰두해서, 다수의 단편 희곡들을 발표했다. 이후 성숙해진 그의 희곡은 희극과 비극이 혼합된 체호프만의 스타일로 발전하게 된다. "이바노프" (1887)과 "나무숲의 악마" (1889)가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 모두 상류층 출신의 주인공이 재정적 문제와 질병, 삶의 쇠락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희극적으로 그린 것들이다.
1890년대에 이르면서 체호프는 세계 문학사에 기록되는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고전 작가의 대열에 들어섰다. "6호 병동"과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등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는 작품들이 이 시기의 대표작들이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일상적 사건이 가지는 심도 깊은 의미와 그에 대한 작가만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체호프 스타일이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시기의 체호프의 희곡 역시 걸작들로 손꼽히는 작품들이 발표되었다. "갈매기" (1895), "바냐 삼촌" (1897), "세 자매들" (1901) 등은 줄거리를 강조하는 기존 흐름에서 벗어나서, 극중 분위기와 주인공의 상황을 대비하는 기법을 중요시했다. 특히 소소한 사건들만이 일어나는 듯 보이는 상황에서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 커다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 체호프만의 매력이다.
1901년 체호프는 40대의 늦은 나이에 배우, 올가 크니퍼와 결혼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고질병이던 결핵이 상당히 악화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해진 상태였다. 그래서 이 늙은 신혼 부부는 독일로 휴양 여행을 떠났고, 계속적으로 건강이 악화된 결과, 1904년 체호프는 독일의 휴양지에서 죽음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