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에 반해서 워킹홀리데이로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는 한나. 낯선 땅에서 한나는 미친듯이 프랑스어를 배우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파리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런 한나에게는 류라는 사진 작가 애인이 있다. 룸메이트를 통해서 알게된 류는 선한 웃음을 보여주는 남자였지만,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한나에게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고는 한다. 폭력에 시달리던 한나는 류를 죽여서 모든 것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을 굳히지만, 류가 자살 기도로 입원했다는 사실 때문에 오히려 류에 대한 동정심에 혼란스러워진다. 어지러운 감정 속에서 한나는 유일한 취미인 그림 모작을 위해서 루브르 박물관을 찾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면서 모작에 몰두한다. 그런 그녀 앞에 한국인 여행자, 초영이 나타난다.
먼 나라에서의 삶,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 친구, 앞길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그런 선택을 한 자신에 대한 자괴감. 젊음의 그림자 속에서 만난 한 남자. 파리의 청회색 하늘이 마냥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망의 색만은 아니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로맨스 - 한뼘 로맨스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