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대신 술과 음악을 마시는 공간, 그리고 지친 삶들이 술처럼 흐르는 바 "NOWHERE"를 배경으로 한 연작.
바 안으로 음악이 흐르고 어쩐지 서늘한 실내 기온 때문인지 몸을 데워주는 Irish Coffee에 손이 가는 어느 날. 창백한 얼굴에 피곤한 행색을 한 남자가 Irish Coffee를 주문한다. 그리고 그 안에 뭔가 가루를 넣고 마신다. 긴장한 마스터에게 각성제니까 안심하라고 말한 남자는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 남자는 일주일째 잠을 자지 않고 버티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반복되는 꿈속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아서이다. 꿈속에서 남자는 회사 안에서 낯선 남자를 만나고, 그에게 자신의 ID 카드를 전한 후, 옥상으로 뛰어 올라가서 난간을 잡고 뛰어 내리려고 한다. 그러면 낯선 남자가 그의 이름을 부르고 만류한다. 이런 악몽 아닌 악몽에 시달리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 잠을 자지 않는 것이다.
기이한 꿈과 사라진 현실감, 그리고 달콤하지만 알코올이 넉넉히 들어간 Irish Coffee. 달콤쌉싸름한 칵테일이 주는 환몽 효과에 대한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