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는 멍에를 짊어진 채
차갑게 얼어 버린 남자, 권세주.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 그의 아내가 사라졌다.
이혼 서류를 선물로 남긴 채.
겹겹이 쌓인 상처를 헤집는 친모의 욕망에
끝없이 저를 희생해 온 여자, 최무비.
약속된 시간 5년, 모든 것을 끝낼 때다.
어느새 가슴 깊은 곳에서 시작된 사랑까지도.
“이혼? 난 당신하고 이혼한 적 없어.
우리가 떨어진 1년은 당신에게 내가 준 휴가였을 뿐이야.”
떠나온 지 1년.
사랑을 믿지 않는다던 차가운 남자가
활화산처럼 뜨거운 가슴으로 그녀를 안는다.
숨겨 왔던 상처가 벌어져 피가 흐르는 줄도 모르고.
‘세주 씨, 당신도 아픈 거였군요… 나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돼 버린 마음이
상처를 비집고 나와 그녀에게 전해진다.
사랑처럼 달콤하게 사랑하듯 뜨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