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다》의 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은퇴할 나이가 되어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장장 12,000km를 오직 두 다리로 걸으면서 낯선 문화와 신비로운 자연풍광을 사진 한 장 없이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우연한 기회에 도심을 에워싼 숲길 62.1km를 걸었을 때, 처음에는 시큰둥한 마음이었으나 완주 후에는 올리비에가 체험한 장대한 실크로드의 이야기나 그림들이 내 주변에서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둘레길에서 제멋대로 자라난 나무들은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었고, 곳곳의 ‘이름’은 저마다 얽힌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누비길을 걷는 데에는 배낭을 무겁게 꾸릴 필요도 없다. 작은 가방 가볍게 어깨에 둘러메고 소소하나마 일상을 소중하게 곱씹을 수 있는 길을 걸어가 보자! 숲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 줄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