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다가가기 쉬운 사람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치장을 한다
장막 안에서 천 리 밖의 승리를 얻게 하다 나무를 흔들어 마른 잎을 떨어뜨리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다 지도가 펼쳐지자 비수가 드러나다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다
다가가기 쉬운 사람 타고 온 배를 물에 빠뜨리다
모두 풍족하고 집집마다 풍요롭다 남이 버린 것을 내가 취하다
사람들이 모두 불안을 느끼다
사지에 몰린 후에야 산다
2장 원숭이가 갓을 쓰다
가르칠 만한 가치가 있다
세 번 명령하고 다섯 번 말하다
친구를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
한 글자의 값어치가 천금이다
위나라를 포위하여 조나라를 구하다
길에서 만나면 눈짓으로 말을 한다
공무에 충실하고 법을 지킨다 원숭이가 갓을 쓰다
뜻을 이루고 나서 우쭐거리고 뽐내다
시장과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교제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울린다
세상에 그에 비길 만한 것이 없다
집안이 빈곤하면 좋은 아내가 그리워지는 법이요
나라가 혼란하면 현명한 재상이 아쉽다
한 번 승낙한 일은 천금과 같다
3장 적의 힘으로 성공한다
오만하고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
덕에 있지 지형의 험준함에 있지 않다
땔나무를 안고 불을 끄러 간다
술을 좋아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다
밥 한 그릇이 천금의 가치가 있다
군자는 서로 좋은 말을 주고받고 소인은 서로 재물을 주고받는다
가만히 앉아서 현실성 없는 이론만 늘어놓는다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르다 하찮은 인정이나 베푼다
늙으면 뜻을 이루기 힘들다
잘못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다른 사람의 힘으로 일을 이룬다
원대한 포부를 가슴에 품어라
4장 눈만 흘겨도 보복한다
겉모습은 같으나 실제로는 다르다 섶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핥는다
국가나 임금에게 큰 죄를 짓다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억지로 한다
비슷한 두 세력이 공존할 수 없다
새로운 세력이 갑자기 생겨나다
요란하게 거들먹거리며 저잣거리를 지나다
눈만 흘겨도 반드시 보복한다
이를 따르는 자는 성할 것이요 이를 어기는 자는 망할 것이다
5장 간과 뇌가 흙과 어울린다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
노한 머리칼이 관을 들어 올린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말을 할 수 없지만 나무 아래에 사람들이 저절로 찾아와 길이 생긴다
지금껏 들어 보지도 못했다
서적을 불태우고 유생들을 구덩이에 묻다
나라 안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다 간과 뇌가 흙과 뒤범벅이 되다
쉽고 재밌게 이야기로 다가오는 인문학 클래식
책장 속에 숨겨진 원석, 고전이 세공되어 세상에 나왔다
「사기언어」 속 역사 이야기가 지혜를 말한다
인생의 지혜를 주는 비밀의 책을 만나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중 누구도,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21세기를 만들어 가며 그 이전의 시간에 영향을 받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무 살 대학생이 될 때까지 선택권도 없이 역사를 배우고 또 공부해야 하는 것은 모두,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려는 인생 선배들의 조언인 셈이다. 그리고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깨닫게 되는 바가 있으니, ‘역사는 돌고 돈다’라는 것이다.
명칭은 바뀌고 구체적인 양상은 조금 달라졌을지 몰라도 3천 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위정자는 있고, 민초들도 존재하며 전쟁 또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난세가 과거에는 한 나라 내부에서의 전란이나 분열이었다면 현대의 난세는 전 세계를 하나의 나라로 보고 그 안에서 수십, 수백의 무리들이 각각의 국기를 들고 대립·화합하는 판국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시 태어난 『사기』와 역사를 함께 한다
역사가 답습되면서도 약간씩 형태를 바꾸듯이 그를 다룬 역사서의 모습에도 변화는 필요하다. 『사기』의 원서 그대로를 탐독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겠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52만자가 넘는 한자로 이루어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실 엄두가 잘 나지 않는 일이다. 그리하여 번역된 사기가 존재하고 그에 대한 해설서라는 것도 존재한다. 보다 쉽고, 현재에 적합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사기를 만나는 것이다.
‘사기 언어’는 한 권의 역사서를 내면화하는 데 매우 적합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중요하고 널리 알려진 명언들은 엄격하게 심사하고 선정하여 원저의 흐름대로 배치하고 그 명언의 유래와 배경을 소개했다. 또한 명언이 가지고 있는 사연을 소개하여 역사를 딱딱하지 않은 하나의 이야기로 다가가게 하였으며, 사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 맞는 또 다른 역사적 사례를 제시해 명언의 핵심을 주지하게 하였다. 이는 내용의 내면화를 돕는다는 의미다. 그러고 나면 내면화된 명언을 자신의 삶과 결부시키는 것만이 남는데 이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 의미를 되새기도록 하였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역사가 된다
역사가 있기 전의 세상을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수많은 역사서에서 일어난 것과 유사한 일들이 아주 오랜 과거에도 일어났을 것이다. 역사의 주체인 인간이 존재했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여전히 인간은 존재할 것이다. 이는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타산지석(他山之石) 이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사마천이 『사기』를 누구를 위해 썼건 간에, 누구라도 사기를 배울 수 있다. 돌고 도는 역사를 통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기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