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로 처음 파견 오게 되었을 때, 가장 곤혹스러웠던 건 갑작스러운 발령도 아니었고 더운 날씨도 아니었고 질병에 대한 두려움도 아니었다. 가장 당면한 문제는 언어였다.
당장 일은 시작해야 했으나 현지 스탭을 제외하고 작업자들은 영어를 못했다. 현지 스탭도 모두 영어를 구사하는 것은 아니었다. 며칠이 지나고 인도네시아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를 배워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따로 학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한국에서 가져온 인도네시아어 책자는 업무에 적용할 만한 것들이 많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장에 있었던 약 20페이지 분량의 인도네시아어 단어장 출력본이 있었다. 이게 도움이 되었다. 이 자료는 오래전 국내의 한 회사가 만든 것이었다. 현장직원에게 사본을 하나 받아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소 부딪히며 언어를 익혀나갔다. 먼저 근무하고 있던 직원들의 도움도 컸다.
어느 날, 타 회사가 만들었던 그 단어장의 오류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타, 오류, 불필요한 단어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 또 이 복사본 자료로 인도네시아어를 배우게 된다면 오류나 불필요한 단어를 나처럼 의심 없이 공부하게 될 것이 자명했다.
이걸 바로잡고 싶었다. 그리고 좀 더 빠르게 인도네시아어의 기초를 익혀나갈 수 있다면 그 다음 성장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배울 수 있는 언어가 인도네시아어이다.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들을 추려 범례화하였다. 일상회화보다는 업무 중 자주 사용되는 용어들을 위주로 배치하였다. 물론 일상회화를 위한 공부도 가능하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어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직장인들 또는 관광객들이 인도네시아어 기초를 학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가볍게 출력해서 봐도 좋고 스마트폰으로도 보기 쉽게 만들었다.
이것으로 기초를 배우고 추후에 더 많은 단어와 표현들을 직접 현지인들과 소통하면서 배우게 되는 주춧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