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갈 뻔한(?) 드라마 작가 구윤슬.
사귀던 남자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날 재수 없게도 그놈을 다시 보게 된다.
계속 잘나가고 있는 드라마 감독 우현민.
10년 전 헤어진 구 여친이 웬 놈팡이 같은 놈에게 차이는 걸 목격하게 된다.
“안 붙잡아? 그냥 그렇게 헤어지는 건가, 구윤슬?”
“누구세요? 착각하셨나 본데 저는 구윤슬이 아니에요.”
“나 우현민, 네 첫사…….”
“쌍둥이라 가끔 겪는 일이긴 한데, 저희 언니랑 헷갈리신 거 같네요.”
“그럼 언니 번호 좀 알려 줘요. 오랜만에 목소리라도 좀 듣게.”
망했다! 그게 끝일 줄 알았건만…….
드라마 계약을 하기 위해 1204호 오피스텔 앞에 선 윤슬은
유능한 드라마 감독이자, 연인이었던 현민을 다시 마주하게 되고.
“나랑 해, 제대로 만들 테니까.”
“미친놈. 내가 왜 너랑? 우현민, 너 미쳤지?”
“……뭐?”
“아, 들었어? 나는 네가 깡그리 무시하기에 아예 안 들리는 줄 알았거든.”
“나랑 안 하면 이 드라마 이대로 엎어져.”
“그래? 원한다면 해 보자고.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어.”
한 남자로 인해 설렘 고자가 된 여자와
한 여자로 인해 설렘 부자가 되고픈 남자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 * *
“더 세게 두드려 줘요.”
“세게 하면 아프잖아.”
“지금이 더 죽을 것 같으니까 그냥……. 욱……!”
윤슬이 벽을 붙잡고 다시 또 게워 냈다. 그제야 정신이 좀 돌아왔다. 자괴감도 함께.
맙소사, 구윤슬.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런 꼴을 보이다니.
창피함에 차마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등을 보이고 있는 윤슬에게 현민이 말했다.
“구윤슬.”
“선배! 아무 말도 하지 마요! 나 지금 엄청 창피하니…….”
“사귀자, 우리.”
‘개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