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는 법
우리의 관계는 지치고 힘들며, 심지어는 미치도록 괴롭기까지 하다. 어른이 되어 관계의 폭이 넓어지면 이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특성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이전에 관계를 맺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어떤 관계에서는 속마음이 드러나지 않게 표정 관리가 필요하기도 하다. 심리학자로서 약 20년간 대인관계, 스트레스 관리 등 성인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상담·코칭을 해온 저자들은 상담실을 찾아오는 이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도 역시 관계와 관련된 주제들이라며, 이 책에서 관계의 꼬인 실타래를 푸는 해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토록 어렵게 느껴졌던 문제 및 갈등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편안하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곁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해가는 데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직장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들다고 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인간관계가 힘들면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떠나고 싶어진다. 관계가 주는 스트레스가 그만큼 우리 마음을 너무나도 힘들게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처럼 관계는 스트레스의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치고 힘들 때 위로받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기도 하다. 곁에 있는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그들로부터 이해받고 지지받는다면 우리는 고된 일상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 책에는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마음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속깊은 현실적 처방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덜 상처받고, 사람들에게 더 많이 이해받고, 사람들과 더 깊은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심리학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다름에 대한 이해, 성격유형에 따른 이해, 역할에 따른 이해, 그리고 소통의 방법에 대해서 담았다. 우선 1장 ‘서로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에서는 ‘다름’을 즐거움과 행복으로 만들어주는 매개체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갈등과 대립으로 이끌어가는 수단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적인 선택과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한다. 우리 자신이 어떻게 결정하는가에 따라 행복과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고, 갈등과 대립에 이를 수도 있다. 2장 ‘성격을 읽으면 관계의 해법이 보인다’에서는 성격에 따른 관계의 해법을 소개한다. 언뜻 보면 괴팍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의 연속이라고 하더라도, 좀더 들여다보면 일관된 특성, 즉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성격을 이해하면 여러 행동에 숨어 있는 공통된 의미를 찾을 수 있고, 다음 행동을 좀더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비가 내릴 것을 알고 있으면 우산을 준비하는 것처럼, 상대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마음의 긴장을 한결 덜어준다.
3장 ‘내 마음 다치지 않는 관계의 기술’에서는 모든 사람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음을 전제로 불편한 사람들과 공존하는 지혜를 소개한다. 혹시 서로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난다면, 적당히 거리를 두거나 피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불편해도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들에 놓인다.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마음이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을 인정하고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4장 ‘인간관계를 열어주는 소통의 힘’에서는 마음이 통하는 관계를 만들려면 소통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소통은 양방향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보다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려는 마음이 우세하면 소통의 흐름은 막히고, 관계도 발전되기 어렵다. 은연중에 소통을 가로막고 있지 않았는지 돌이켜보고, 경청과 공감을 통해 신뢰와 이해를 보여주고,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피드백과 조언을 전달한다면 마음으로 열어가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
■ 책 속으로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상황이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는 과정을 ‘귀인’이라고 합니다. ‘귀인을 어떻게 하는가’라는 패턴 차이 하나로 삶을 대하는 태도는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귀인을 하는 방법은 여러 차원으로 나누어집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행동의 원인이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 같은 내적인 특성 때문에 일어났다고 보는 내부귀인과, 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일어났다고 보는 외부귀인이 있습니다. 그다음이 ‘변화성’ 차원으로 잘 변하지 않는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안정 요인과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불안정 요인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쏟은 동료의 행동을 보고 ‘칠칠치 못한 성격 때문이군.’ 하고 생각한다면 ‘내부 안정 귀인’을 한 것입니다. 이런 경우 동료가 앞으로도 쭉 덤벙댈 거라고 예상합니다. ‘오늘따라 정신이 없어서 그런가 보군.’ 하고 생각하는 경우는 ‘내부 불안정 귀인’을 한 것이고, ‘컵이 미끄러워서’라고 생각한다면 이번에만 외부 상황 때문에 그랬다고 판단하는 ‘외부 불안정 귀인’을 한 것입니다. _ pp.21~22
세상에 대한 신뢰감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요? ‘힘든 일이 있더라도 세상은 기본적으로 믿을 만한 곳이며, 나는 이 곳에서 환영받는다. 나는 가치 있고 사랑받는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존재한다’라는 느낌말입니다. 세상에 대한 신뢰를 가진 사람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좌절을 겪어도 딛고 일어서는 법을 압니다. 세상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냉소적인 경향을 보이는 반면, 세상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따뜻한 경향을 보이며 사람들과 관계맺기를 잘합니다. 세상이 자신을 환영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을 존중할 줄 알고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기를 좋아합니다. 돌보는 이가 아이의 욕구에 일관되고 신뢰감 있게 반응해준다면, 아이는 세상을 믿을 만한 곳이라고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애착 이론은 발달심리학에 큰 기여를 했는데, 출생 후 1년 내에 아이와 돌봐주는 사람 간에 맺어진 관계의 질이 이후의 성격발달과 대인관계의 주요한 기초가 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_ pp.32~33
사람들은 도무지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을 때, 미래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할 때,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을 때 등 알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속시원한 답을 알고 싶어 점술가를 찾곤 합니다. 사람들은 점술가를 만나 자신에 대해 이해하며 고민에 대한 답을 얻기도 하고 앞날과 관련된 조언을 얻기도 합니다. 점술가들의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리학의 바넘효과는 우리에 대해 꿰뚫어보는 듯한 점술가의 능력을 신통력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애매한 이야기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자신에게 맞추어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점술가들의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심리학이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혀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애매한 이야기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이제 바넘효과를 알게 되었으니 함부로 당신을 평가하려는 이야기에 대해 한 번쯤 의심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_ pp.40~41
인간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달시키고 완성할 수 있는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 동기의 원천인 욕구에 단계가 있다고 보고 욕구위계설을 제안했습니다. 인간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며 직업을 찾는 것일까요? 어째서 연인과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며 친구를 만나 위안을 구하는 것일까요? 우리에게는 무엇을 하게끔 힘을 불어넣는 타고난 욕구가 있다고 했습니다.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힘을 ‘욕구’로 설명한 것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선천적이고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합니다. 그 욕구는 5가지로 구분되며, 인간의 행동에 얼마나 폭넓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위계를 가집니다. 5가지 욕구에는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 존중 욕구, 자기실현의 욕구’가 있습니다. 아래 단계에 있는 욕구일수록 생존을 위해 기본적이며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_ pp.48~49
수십 차례 오디션에 떨어지면서도 자신의 미래를 향해 열정을 바치는 이들에게는 아마도 특별한 내적 요소가 있을 것입니다. 잇따른 시련 속에서도 연습을 통해 유명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자신이 도전한 분야에서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판단과 신념은 힘든 연습생 생활에 매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됩니다. 이처럼 특정 분야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다는 판단과 신념을 심리학에서는 ‘자기효능감’이라고 합니다. 자기효능감이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판단과 신념을 뜻합니다. 수많은 심리학 연구들은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이 높은 동기를 가지며 어려운 과제에 대해서도 잘 인내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성취지향적인 활동을 지속하고 어려운 과제에도 꾸준히 도전하며 실패해도 크게 낙담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삶의 과제에 맞닥뜨렸을 때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은 대개 적극적이고 활력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결국 높은 성과와 성공 경험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_ pp.64~65
심리학 이론을 몰라도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혼자 방 안에서 문을 꼭 닫고 공부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서 공부할 때 더 효율이 오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람들은 도서관의 차분한 분위기와 다른 이들이 뿜어내는 공부의 열기 속에서 능률이 더 오르는 현상을 경험합니다. 즉 다른 사람들의 존재가 수행을 촉진시킨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헬스장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집에 최신형 러닝머신을 사두고도 굳이 헬스장을 찾아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집에서 혼자 운동하려 하면 작심삼일로 끝난다면서 말입니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타인의 시선을 일부러 찾아나서 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 때문일까요? 그건 바로 타인의 존재가 수행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인이 곁에 있으면 혼자 할 때보다 능률이 오르는 현상, 다른 사람이 곁에 있어서 수행이 촉진되는 현상을 ‘사회적 촉진’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_ pp.86~87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후회하며 불평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복잡하겠습니까? 이럴 때 사람들은 부조화 상태를 조화 상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행동은 이미 엎질러진 물과 같기에 행동을 바꾸는 것보다 태도를 바꾸는 것이 더 쉽습니다. 따라서 ‘후회된다 → 나는 성장했다. 좋았다. 다시 시간을 돌려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태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로 갈등을 일으키던 인지가 조화를 이루게 되고 사람들은 다시 평정을 되찾습니다. 이것이 인지부조화 이론이 말하는 태도의 변화입니다. 기본적으로 인지부조화 상태를 싫어하는 인간은 이 부조화의 상태를 해결하고 싶어합니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동료가 “담배가 몸에 주는 유익이 훨씬 많아!”라고 우기나요? 무언가 억지스러워 보여도 그 사람 입장에서 이는 필연적인 선택입니다. 왜냐하면 인지부조화는 인간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살다 보면 마음 편해지기 위해 이미 엎지른 물에 대한 적당한 합리화도 필요한 법입니다. _ pp.108~110
사람들은 어떻게 친해지는 것일까요? 누군가와 친해지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좋은 친구와 연인, 배우자를 곁에 두는 것이 행복한 삶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것은 분명합니다. 돈독한 대인관계는 행복의 가장 큰 비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다가가는 방법을 몰라서, 거절당할까봐 두려워서, 왠지 나대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드는 사람과 친해질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나요? 사회심리학자들의 지혜를 빌려와, 친해지기 위한 비법을 알아두었다가 가까워지고 싶은 이에게 다가가보면 어떨까요. 자신에 대해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면 상대가 어떻게 다가올 수 있을까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지 않으면 상대가 매력을 느끼기도 어렵고, 서로 공유할 지점이 없기 때문에 친밀감을 쌓기도 힘듭니다. 도무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베일에 쌓인 사람에게 우리는 매력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주의할 점은 상대의 호응을 살피며 적절한 페이스에 따라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_ pp.122~123
우리는 무슨 이유로 사랑에 빠지는 걸까요? 심리학 이론을 잘 활용한다면 상대의 마음을 홀리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짝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눈과 귀를 크게 열고 심리학자들이 그간 밝혀낸 매력의 조건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매력의 첫 번째 조건은, 가까운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근접성’입니다. 일단 상대와 가까운 곳에 살거나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사랑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속담이 말하듯,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자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효과를 설명하는 이론이 ‘단순노출효과’입니다. 자꾸 보는 것만으로도 그 대상에 대한 호감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왜 저 대상이 좋지?’ 하며 인지적인 수준의 의문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감정적으로 친숙해지기에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논리적 이유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것입니다. 마음을 빼앗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가까운 곳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어보기 바랍니다. _ pp.154~155
심리학자들은 사랑을 누군가에게 폭 빠지는 단순한 열정, 뜨거운 감정 그이상의 것으로 정의합니다. 누구나 열정적인 로맨티스트의 환상 속에서 완전한 사랑을 꿈꿉니다. 현대 유행가의 가사도 하나같이 사랑을 말하며, 드라마와 영화는 사랑에 울고 웃는 인간사를 그립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사랑을 목놓아 부르며 갈망합니다. 이렇듯 사랑이란 주제는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단연 심리학자들에게 구미가 당기는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심리학자 사랑 연구로 가장 유명한 로버트 스턴버그는 사랑이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설명하며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주장했습니다. 스턴버그에 따르면 사랑은 짜릿한 열정, 절절한 감정 이상의 것입니다. 사랑에는 심장박동수를 높이고 감각을 흥분시키는 생리적인 요소,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감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겠다고 결심하는 인지적인 요소, 상대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하는 행동적인 요소도 포함됩니다. _ pp.163~164
인간은 무엇으로 살고, 무엇으로 인해 행복할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 그리고 그저 이야기하며 마음을 나누고 싶은 욕구, 우리는 타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울고 웃으며 비로소 하루하루 살아있음을 깨닫습니다. 대상관계 이론은 인간은 태생적으로 타자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타자는 단지 일방적으로 젖을 주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는 존재를 넘어서서 자신과 함께 상호작용을 하며 관계하는 ‘인간’을 의미합니다. 프로이트가 전통적인 정신분석 이론에서 말한 ‘대상’은 꼭 인간에게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면, 대상관계 이론에서 말하는 ‘대상’은 ‘나’와 관계 맺는 인간을 뜻합니다. 우리는 생애 초기 주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과 타인, 관계에 대한 표상을 내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주양육자와의 관계가 어떠했느냐에 따라 평생에 걸친 자기개념과 성격, 대인관계가 달라집니다. 즉 생애 초기의 인간관계가 앞으로의 생애 및 모든 관계들을 형성한다고 본 것입니다. _ pp.184~185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귀찮은 존재임에 틀림없습니다. 장기 경제 불황에 이태백 신조어를 만들어낸 취업난, 전 국민을 우울하게 만드는 중국발 미세먼지, 살인적인 물가와 부동산 폭등까지, 요즘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대화속에는 스트레스가 빼놓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는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스트레스의 어원은 ‘strictus’라는 라틴어입니다. ‘팽팽하다’란 뜻을 가지고 있는 이 단어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느끼는 답답함, 압박감, 긴장된 상태를 잘 드러내줍니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느낄 때 몸과 마음이 이완되지 못하고 팽팽하게 긴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트레스를 삶에 쓸모 있는 것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삶에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해봐야 합니다. _ pp.188~189
한때 웃음치료가 한창 유행했었으며 지금도 평생 교육원이나 민간협회 등 여러 기관에서 웃음치료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왜 ‘웃음치료’라고 하는 걸까요? 어떻게 웃는 것이 치료가 되는 걸까요? ‘제임스-랑게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기분이 나쁠 때 마냥 웃는 것도 치료가 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와 덴마크의 생리학자인 칼 랑게가 감정에 대한 학설을 발표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감정이 먼저며, 신체적이고 생리적인 반응은 그에 뒤따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슬프기 때문에 눈물이 나고, 무섭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당연해보입니다. 하지만 제임스와 랑게는 비슷한 시기에 논문을 발표해 “자극에 따라 신체적 변화가 있을 때, 그 신체적·생리적 변화를 자각한 것이 정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등산을 하다 곰이 나타났을 때 곰을 보는 순간 가슴이 뛰고 근육이 긴장되며 입이 타들어가는 등 신체적 변화가 생기는데, 이 반응들을 지각하면 ‘두려움’이라는 정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_ pp.207~208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현대인들이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우울증에 시달리곤 합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가끔 우울할 때도 있고 무기력해질 때도 있지만, ‘우울증’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가 되면 심각성이 달라집니다. 우울증은 삶을 피폐하게 하며, 심할 경우 자살로 이끄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은 간과해서는 안 될,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마음의 병
입니다.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 중 누군가가 우울한 낌새를 보인다면 민감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우울증 치료,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요즘엔 과거에 쓰였던 것보다 부작용이 적은 우울증 치료약이 개발되어 흔히 쓰입니다. 약물치료는 뇌의 생화학적 작용이 우울감에 기여한다고 보고, 생물학적인 접근을 통해 우울감을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약물치료만으로는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입니다. 따라서 약물치료 못지않게 근원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상담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_ pp.210~211
우리나라의 명품 열풍은 거셉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모두들 똑같은 로고가 새겨진 값비싼 가방을 들고 다녀, 어떤 브랜드의 핸드백은 ‘국민백’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혹은 길거리에서 그 핸드백을 맨 사람을 3초 만에 한 번씩 볼 수 있다고 해서 ‘3초백’이라고도 불린다니, 저 국민백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무시당하지 않을 거라는 심리가 있습니다. 한 달치 월급 혹은 몇 달치 월급을 빠듯하게 아끼며 모아서 단지 가죽을 재단해놓았을 뿐인 핸드백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 때문에 비쌀수록 열광하고, 쉽게 살 수 없기에 더 갖고 싶어하는 걸까요? 현실적인 상황이나 경제력과는 상관없이 명품에 유난히 집착하는 심리는 낮은 자존감과 연관됩니다.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거나 결함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합니다. 자기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인정에 목마릅니다. 자격지심 때문에 타인의 사소한 말에도 상처를 받고 복잡하게 생각합니다. _ pp.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