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금,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
1장 산후조리원, ‘엄마’를 찍어내다
엄마 노릇의 첫 교육장
김보성
모유수유 캠프, 육아상품 박람회 / 산후조리의 상품화, 산후조리원의 등장 / 육아 소비 세계에 발 딛다 / 강도 높은 모성 이데올로기 / 고통을 말해선 안 되는 모유수유 / 모유에서 분유, 다시 모유로 / 소비하는 엄마로 거듭나라는 ‘교육’ / 스스로 정하는 행복한 엄마 노릇
2장 ‘나’와 ‘엄마’ 사이에 가로놓인 산후우울
여성 스스로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할 때
안미선
산후우울증, 떠도는 이야기 / 가족을 파괴하는 무서운 병? / 출산율 증가에만 맞춰진 대책 / 사회문화적인 산후우울증 /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본 산후우울 / 산후우울을 설명하는 왜곡된 언어들 / 엄마로서 홀로 책임져야 하는 문제들 / 사회적 돌봄과 지원의 부재, 여전한 성별 분업 / 산후우울, 다양한 목소리로 바뀌다
[인터뷰] “내가 세상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들어요”
결혼과 함께 찾아온 우울증 / 내가 괜찮다니까 정말 괜찮아 보여? / 난 한 번도 만족스럽지 않았어 / 아무도 못 찾는 곳에 숨어버릴 거야
3장 전문적으로 키우고 있나요?
유아용품 광고가 만드는 ‘완벽한 아이’ 신화
김향수
육아도 과학이다 / 임신의 다른 이름, 퍼펙트 베이비 프로젝트 / 육아과학과 과학적 모성 / 육아과학의 전도사가 된 엄마들 / 아이에게 성장 단계별 제품을? / 불안감을 조장하는 광고에 흔들리지 않기
4장 도시에서 아이 키우기
모성을 틀 짓는 공간의 문제
김보성
아이를 데리고 갈 데가 없다 / 모성을 틀 짓는 도시라는 공간 / 돈으로 산 놀이 공간 ‘키즈카페’ / 자투리땅조차 없는 거대한 아파트촌 / 도시에서 아이 키우기
5장 엄마가 깐깐할수록 아이는 건강해진다?
엄마 혼자 짊어진 ‘가족 건강’의 책임
김향수
방사능 괴담 / 위험사회와 신경질적인 주부들 / 과학사회 논쟁에 뛰어든 엄마들 /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아기를 지켜라! / ‘탄광 속 카나리아’ 소리에 귀 기울이기
[인터뷰] “엄마가 잘못해서 아이가 아픈 게 아니야”
24시간, 365일 풀가동 / 아토피의 시간을 견디다 / 서울을 떠나 산에 들어가다 / 엄마와 아이는 다 연결되어 있다 / 나를 변화시키려고 온 아이
6장 아기는 언제나 이벤트 중
상업적 프로젝트가 된 아기 의례들
김향수
엄마인가, ‘사생팬’인가 / 사진 대중화와 가족사진 / 성장앨범과 돌잔치 시장 / 엄마표 DIY로 비용은 줄고 일은 늘고 / 의례에서 부모 사랑의 증표로 / 지금 이 순간을 놓칠 수 없다 / 힘겨운 엄마 노릇을 인정받는 장
7장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어요!
유아기까지 드리운 조기교육 경쟁
김향수
인적자원이 되어버린 아이들 / 자녀의 입신양명을 책임지다 / 유아기까지 내려온 고질적 사교육 문제 / 불안과 죄책감이 키우는 교육 시장 / 조기교육이냐, 적기교육이냐 / 모성의 덫, 끝나지 않는 엄마 역할
[인터뷰] “내가 불안해서 사교육을 시킨 거예요”
다른 애들보다 늦다는 한마디로 시작된 일 / 취학 전에 사오천만 원을 사교육비로 쓰다 / 이런 게 필요한 게 아니었구나 / 학교 가서 상처받지 말라고 그랬던 건데 / 비교할 수 없는 삶들
8장 일하는 엄마와 살림하는 엄마의 끙끙앓이
‘이상적 어머니’와 ‘이상적 노동자’ 신화에 갇힌 엄마들
김보성
일하는 엄마의 딜레마 / 살림하는 엄마가 빠진 덫 / ‘이상적 어머니’라는 환상과 어머니 찬양 또는 비난 / 풀타임 엄마인 동시에 풀타임 노동자 / 여성을 짓누르는 ‘이상적’ 규범을 넘어
[인터뷰] “육아도 삶도 균형이 중요해요”
내 새끼를 내가 왜 못 키우냐! / 워킹맘의 아킬레스건 /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돌볼 수 있다면 / 죽기 살기로 쫓아다닌 부모교육 / 아이는 평생 자라야 하니까
에필로그
엄마들은 이미 투쟁 중
참고문헌
미주
임신부터 육아까지,
‘평범하지만 처절한’ 대한민국 엄마 분투기
사회가 만든 ‘엄마 노릇’에 억눌려온 진짜 엄마들의 목소리를 만나다
“지금은 그냥 버티는 거예요. 애들은 어리고, 내가 안 버티면 무너지니까.”
2010년대 한국에서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것, 건강하게 양육한다는 것은 무얼 뜻하는 것일까? 그 의미를 저자들은 여성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분석하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며 갈등과 고민이 생겼을 때 “엄마니까” “그땐 다 그래. 조금만 견뎌봐라”라는 말 말고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경하고 때로는 괴상한 ‘엄마 노릇’에 의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아이를 보살피고 키우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고 엄마 역시 부모 중 한 사람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엄마는 아이를 위해 뭐든지 참고 견뎌야 하는 걸까? 대체 어디까지가 ‘엄마 노릇’이란 말인가?
-프롤로그 ‘지금,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에서
엄마,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엄마의 탄생》은 2010년대 대한민국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해, 여성의 관점으로 파고들어간 책이다. 당연시되고 때로 강요되는 ‘엄마 노릇’이 사실은 어떠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분석, 그 속에서 당사자인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대안을 제시한다.
신성불가침 영역인 ‘모성’을 철저히 현실에 비추어 구조적으로 해부했을 뿐 아니라, 이론과 당위에 가려져 간과되기 쉬운 실제 평범한 엄마들의 삶과 생각, 주체적인 분투까지도 담아냈다.
‘현신적인 어머니’와 ‘무개념 초보맘’ 사이에서 지워진 여성들
이 책은 오래된 사회적 통념과 편견 아래 굳건히 자리매김한 ‘엄마 노릇’에 의문을 던지고자 기획되었다. 완벽한 모성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엄마 역할 또한 여성과 아이의 외부에서 ‘만들어져’ 주입된 것임을 추적해 밝히려 했다. 이러한 외부의 시선 아래서 육아를 해야 하는 여성들은 ‘헌신적인 어머니’로 찬양받거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엄마’로 비난받거나, 그도 아니면 ‘개념 없는 초보맘’으로 무시당하기 일쑤다. 이 극단적인 평가들 모두 실제 여성의 현실이 아니라 ‘위대한 모성’‘어머니는 강하다’ 식 이데올로기의 산물일 뿐이다. 그 어느 쪽에도 살아 있는 ‘진짜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진짜 엄마들의 목소리가 새어나올 통로는, 가깝게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부터 친구와 이웃, 고정관념, 상업화, 경쟁 논리, 생활공간, 언론 등에 의해 몇 겹으로 막혀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 겹겹이 쌓인 막을 뚫고 직접 엄마들을 만났다. 때때로 울음과 함께 터져나오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길어올려 세상에 드러내고자 했다.
‘모성담론 비판’에 더해진 실제 엄마들의 삶
사실 ‘완벽한 어머니란 없다’는 비판적 모성담론 자체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것, 이미 익숙한 것이 되었다. 문제는 이 담론의 영역과 실제 엄마들의 생활 영역이 만나지 못하고 ‘따로 논다’는 데 있다. 무리한 엄마 노릇이 강요되어왔고 여기에 단호히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아무리 ‘학습’받더라도,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아이가 바로 눈앞에 있고 당장 전쟁 같은 육아와 날마다 씨름해야 하고 끊임없이 외부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 여성들로서는, 단숨에 이루어지는 변화나 실천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면에서 적절한 균형감을 보여준다. 페미니스트이자 각각 노동사회학 연구자, 여성학자,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글을 쓰는 작가인 3인의 저자들은, 무엇보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엄마 노릇에 무작정 던져진 공통의 경험으로 인해 뭉쳤다. 때문에 연구만으로는 담아내기 역부족인 ‘엄마들의 한恨과 고독’까지도 놓치지 않고 담아낼 수 있었다. 또한 사회과학적 분석의 방식을 따라가면서도, 주체인 엄마들을 바깥에서 관조하거나 무조건 ‘계몽’하려 들지 않는다. 엄마들은 사실 자신들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사회적 압박과 현실적 어려움에도 이미 떳떳한 주체로서 ‘완벽한 엄마라는 환상에 대한 의미투쟁’을 시작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임신부터 출산 그리고 육아까지 곳곳에 설치된 자본의 덫
저자들은 “세상은 바뀌며, 엄마 역할도 시대에 따라 변해간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엄마 노릇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도, 사실 지난 세대의 유물이 ‘신자유주의’의 논리를 만나 진화하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그 모든 과정마다 촘촘히 자본의 친절한 손길이 뻗쳐 있고, 엄마들은 노력 여하와 관계없이 그 덫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렇게 철저히 상업화된 우리 시대의 엄마 노릇이 재구성된다.
친정엄마 보살핌에서 산후조리를 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최근 10여 년 사이 산후조리원은 널리 자리를 잡았다. 만신창이가 된 산후의 몸으로 조리원에 들어선 그 순간부터 모유수유법, 신생아 마사지, 모빌이나 아기 손발도장 만들기 등 회복과 교육을 빌미로 한 상업적 프로그램들의 고객이 된다. 이뿐 아니다. ‘육아도 과학’이라는 미명 아래 좀 더 전문적인 육아법으로 ‘완벽한 아이’를 만들라는 환상이 부추겨진다. “자외선 소독을 해야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살모넬라균,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없앤다”는데 ‘젖병 소독기’를 안 살 재간이 없으며, 아이의 월령 발달에 따라 세분화된 제품이라고 홍보하니 그 또한 ‘과학의 권위’를 믿고 일단 써보는 수밖에 없다. 자투리땅도 없는 아파트촌에 갇혀 아이를 키우다 마음먹고 나들이라도 나갈라치면 백화점이나 키즈카페가 개중 갈 만한 곳이다. 한 번뿐인 돌잔치는 업체에 맡겨 제대로 해야 하고(아니면 엄마가 DIY로 몇 배의 공을 들여 직접 기획하는 수도 있다), 요새 웬만하면 다들 하는 아기 성장앨범도 안 맞추면 섭섭하다. 아이가 조금 커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 그때부터는 학원, 학습지, 교구와 전집 등 ‘사교육’ 전쟁이 시작된다. 초등학교보다 과목이 많다는 악명 높은 영어유치원은 ‘7살 3년 차’가 되면 아예 미국 교과서를 가르치기도 한다.
아이를 위해 ‘쓰지 않을 수 없어서 쓴’ 돈인데, 불행하게도 이러한 소비 릴레이에는 끝이 없고, 그 한가운데 고립된 엄마와 아이는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이 끝없는 ‘엄마의 상업화’ 속에서 고통받는 엄마들의 모습과, 스스로 악순환을 끊고 자신과 아이를 위해 새로운 삶을 향해가는 엄마들의 현재진행 경험담을 만날 수 있다.
‘금기’를 깨고 엄마 노릇의 ‘고통’을 언어화하다
엄마 노릇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당연하게 치부되지만, 사실 제대로 언어화되지 않는다. ‘엄마 역할이 너무 고통스럽다,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소리 내어 말하는 것 자체가 사회문화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엄마의 고통은 가끔 언론에서 ‘산후우울증’을 다룰 때나 피상적으로 언급되곤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자기 우울을 못 이겨 아이를 해친 엄마’‘자살’‘가족을 파괴하는 무서운 병’이라는 공포만을 조장하는 왜곡된 언어만 노출될 뿐이다. 가족과 사회의 지지가 없고 돌봄노동 시스템도 부재한 상황에서 엄마들은 고립되고 우울감이 깊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우울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것이 모두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이 되어 아이를 해친다는 것은 근거 없이 부풀려진 얘기다.
엄마의 고통이 언어화되지 못하는 것은, 엄마의 신성한 의무로 간주되는 모유수유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대 변화와 상업 논리에 따라 분유를 권장했다가 모유를 강권했다가 할 뿐, 정작 그 역할의 주체인 ‘여성의 몸’은 안중에 없다. 또한 아이가 커가면서 여성 혼자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가족 건강의 책임’에서도 그렇다. 흔히 ‘아토피 엄마들’이라고 불리는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대표적인 예다. ‘그 작은 아이가 말도 못하고 얼마나 고통스럽겠어’라고 걱정들을 하지만, 밤새 아이와 함께 뒤척이면서도 그게 전부 자기 탓이라고 여기게 되는 엄마의 고통은 말해지지 않는다. 풀타임 노동자이면서 풀타임 엄마이기를 동시에 요구받고, 두 이상적 기준 사이에서 지쳐가는 워킹맘의 고통도 마찬가지다. 그럼 ‘전업주부’는 살 만한가? 그들에게는 ‘일도 안 하면서 왜 아이한테 더 올인하지 못하냐’는 부당하고 잔인한 질책이 쏟아진다.
고통이 엄연히, 폭넓게 존재함에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들, 꺼내는 순간 ‘네가 그러고도 엄마냐’며 화살이 돌아와 더 큰 상처를 입히던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만난 엄마들은 평범하지만 처절했다”
2010년대 대한민국, 동시대 여성들의 생생한 구술 인터뷰
이 책은 현상의 진단과 분석 사이사이에 그 주제와 관련한 실제 엄마들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엄마들의 목소리를 배제한 연구자의 목소리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리고 4편의 심층 인터뷰, “내가 세상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들어요”(산후우울) “엄마가 잘못해서 아이가 아픈 게 아니야”(가족건강) “내가 불안해서 사교육을 시킨 거예요”(조기교육) “육아도 삶도 균형이 중요해요”(워킹맘)가 실려 있어서 개별 엄마들의 보다 자세한 사례 또한 들여다볼 수 있다.
인터뷰들에서는 엄마들의 실제 사연과 솔직한 심정을 담아냄은 물론, 구술을 거의 그대로 살려서 써서 읽다보면 실제로 한 여성과 마주앉아 눈을 맞추며 듣는 듯한 공감을 느끼게 된다. “버티고 버티다가 버틸 수 없게 되면 모든 관계를 끊고 떠나고 싶다” “너무 속상해서 집을 나왔는데 갈 데가 없어서, 그냥 울면서 하염없이 걸어 다녔어요, 길거리를. 미친 여자처럼” 같은 문장에는 지금 우리 곁에 실존하는 한 여성의 우는 얼굴과 그 삶이 고스란히 맺혀 있다.
엄마를 ‘위한’ 책?
시중에 나와 있는 육아책은 수없이 많다. 사회와 출판시장은 끊임없이 엄마들에게 더 공부할 것을, 더 배워서 더 잘하는 엄마가 될 것을 부추긴다.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교육학자 그리고 ‘프로 엄마’ 등의 ‘전문가’들이 총출동해서 엄마 노릇에 대해 앞다퉈 조언한다. 기본적인 양육법은 물론이고, 놀이법, 창의력 향상법, 독서 지도, 건강법 등을 익혀서 엄마 역시 ‘준전문가’가 되어야만 아이가 잘 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 가운데에는 그렇게 지친 엄마를 심리적으로 ‘힐링’해주려는, 병 주고 약 주는 책들 역시 있다.
그러나 이 ‘엄마를 위한다는 책’들이 놓치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점이 있다. 엄마 노릇에 정해진 하나의 정답 같은 것은 없으며, 오히려 그 정답에 대한 요구 때문에 엄마들이 병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급기야 ‘워킹맘’으로 고통받던 한 엄마는 이렇게 호소한다. “‘준비 안 된 엄마, 고통받는 아이’ 같은 책 제목들이 있는데, 준비 다 된 엄마가 어디 있어요?”
‘준비된’ 엄마가 마치 원래 존재하는 양 그 모든 ‘준비’들을 주입시키는 책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이 여성의 말은 정확히 문제의 핵심을 찌른다. 《엄마의 탄생》은 엄마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가려지거나 왜곡돼온 ‘엄마의 진실’들을 명징하게 드러내 보여줄 것이다.
■ 세부 구성
2010년대 대한민국에서 엄마들은 어떤 조건 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엄마’로 탄생하는지, 특히 영유아기 자녀를 둔 여성들의 엄마 노릇에 초점을 두고 분석했다.
1장에서는 산후조리원에서 어떻게 엄마로서 규격화된 훈련을 받게 되는가, 2장에서는 공론화되지 않는 산후우울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살펴보았다. 3장에서는 육아과학의 확산에 따라 ‘과학적 모성’이 요구하는 좋은 엄마 노릇을 들여다보았고, 4장에서는 도시라는 공간에서 수행되는 모성의 특수한 문제를, 5장에서는 현대 환경문제 속에서 엄마에게 가해지는 책임과 가정의 수호자로서 호명되는 상황이 어떤 무게로 다가오는지를 분석했다. 6장에서는 관혼상제의 상업화 맥락에서 바라본 돌잔치와 성장앨범 문제가 영유아를 둔 엄마의 정체성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다루었고, 7장에서는 조기교육 문제를 통해 자녀의 교육을 기획, 관리, 지원하는 엄마 노릇에 대해, 8장에서는 직장에 다니는 엄마와 전업주부로 일하는 엄마가 저마다 처한 어려움들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