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선언 서문
세계인권선언 조항, 역사적 인물들의 말과 글
옮긴이의 말
인물 정보
1. 꼭 한번 읽어 봐야 할 인권의 바이블, 세계인권선언 전문 수록
만 2년 동안 무려 1400여 번의 투표를 거쳐 만들어진 30개 조항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자유와 동등한 권리를 상세히 명시했다. 이후 수많은 나라의 헌법과 법률이 세계인권선언을 반영하여 만들어졌다. 또한 수많은 인권 국제조약들이 세계인권선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매년 12월 10일은 인류가 진보를 향해 내딛은 첫걸음을 기념하고자 ‘세계 인권의 날’로 지정되었다.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권리들이 처음부터 당연하지는 않았다. 세계인권선언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세계인권선언 전문을 아직 한 번도 읽어 본 적 없다면, 또는 읽어 본 적 있지만 어렵고 먼 얘기로만 느껴졌다면, 새로이 출간된 『세계인권선언』을 펼치자. 목수정의 번역을 통해 오늘날 한국 시민들에게 쉽고 명료한 언어로 재탄생한 『세계인권선언』은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 우리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2. 카를 마르크스, 에밀 졸라, 시몬 베유, 말랄라 유사프자이, 나혜석, 전태일, 조영래 등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자유와 권리를 외친 역사적 인물들의 말과 글 수록
세계인권선언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빛나는 성과지만, 모든 사람의 권리를 최대한 다 인정하기 위해서 다듬고 벼린 문장들이기에 구체적이기보다는 포괄적인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에 때로는 선언문의 행간에서 실제 ‘삶’을 읽어 내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계인권선언』에는 선언의 각 조항에 더하여 역사적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함께 담겼다. 카를 마르크스, 한나 아렌트, 빅토르 위고, 시몬 드 보부아르 등 그 이름만으로도 우뚝한 인물들의 책, 연설문, 편지 중 인권과 관련된 부분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다.
수천 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와 권리를 외친 사람들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도 벅찬 감동을 안겨 준다. 역자 목수정의 말대로, “30개 조항의 선언문을 직접 다듬고 정리한 것은 9인의 초안 작성 위원회였지만, 선언에 담긴 인권에 대한 의지는 빅토르 위고, 카를 마르크스, 한나 아렌트의 목소리에 담긴 의지와 같고 세종대왕, 최시형, 전태일이 실천해 온 생각과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별히 『세계인권선언』 한국어판에는 세종, 나혜석, 전태일, 조영래, 박래군, 한상균, 류은숙, 박경석 등 한국 인권의 역사를 만든,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추가로 수록되었다. 대한민국헌법 조항, 416연대의 선언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의 성명문 등 한국 독자들에게 더욱 유의미하게 다가갈 문헌 또한 대거 발췌 수록되었다.
시대적 맥락과 각 발화자의 정체성-노동자,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을 생생히 드러내는 ‘살아 있는 목소리’가 함께 들려올 때, 비로소 보편의 단어로 이루어진 세계인권선언은 그 의미를 확장하여 우리 삶에 더욱 밀접하고 긴밀한 언어로서 다가올 것이다.
3. 오늘의 한국을 살아가는 시민 99명의 권리 선언문 특별 수록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70년. 우리는 여전히 안녕하지 않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 그러나 2018년의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개개인의 폭로와 외침과 선언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세계인권선언』의 앞뒤 면지에는 여섯 페이지에 걸쳐 한국 시민 99명의 목소리가 실렸다. “충분히 놀고 쉴 권리”를 외치는 12세 시민, “의견을 가질 권리”를 외치는 15세 시민,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는 31세 가정주부, “관음당하지 않을 권리”를 말하는 24세 여성,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바라는 40세 채식주의자….
세계인권선언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번역을 맡은 목수정의 말처럼, “불의가 세상에 차고 넘칠 때마다 거리로 뛰쳐나와 항거한 이름 없는 시민들”의 부단한 외침이 쌓이고 쌓였을 때에야 세계인권선언의 선포와 같은 역사가 만들어지고, 비로소 인류는 진보를 향해 큰 한걸음을 내딛는다.
『세계인권선언』에 수록된,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들의 목소리는 서로의 용기가 되고 함께 나아갈 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이 책의 부제 ‘인권의 역사를 만든 목소리’가 진정으로 가리키는 것은 오늘날 권리의 주체가 되어야 마땅한 모든 시민들의 목소리에 다름 아니다.
4. 세계가 주목하는 동시대 아티스트 30명의 일러스트레이션까지
제랄드 게를레, 마르크 부타방, 카롤 트레보르, 세바스티앵 플롱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티스트 30명이 선언의 각 조항에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세계인권선언』 독자들에게 또 다른 연대의 목소리가 되어 준다. 언론, 어린이책,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는 아티스트들이 지금의 현실을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으로 담아 낸 일러스트가 세계인권선언의 함의를 더욱 풍성하게 전달해 줌은 물론이다.
이 책이 출간된 당시 프랑스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언론 테러로 들끓고 있었다. 테러범이 어디에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공포를 이겨 내고, 프랑스 시민들은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고자 기꺼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들은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세계인권선언에 담긴 신성한 권리들을 외쳤다. 이 책이 당시 프랑스에서 크게 주목받은 것은 단순한 책 그 이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목소리에도 기꺼이 힘을 실어 줄 『세계인권선언』이 한국에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