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힘들고, 사람도 힘들고…
그럴수록 필요한 것이 사장님의 내공입니다
자영업자의 피눈물 나는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세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7년 이래 음식점업 신규 대비 폐업자 비율이 90% 이하였던 적은 2014, 2015년뿐이다. 2007~17년까지 폐업률 평균치는 90.9%, 음식점 10곳이 문 열 때 9곳은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다. 생계유지를 위해 뛰어들었지만 5년 내 폐업하는 경우가 81%에 달한다.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식당의 매출도 높지 않다. 2016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국 74만 개 외식업 중 연매출 5000만 원 미만이 38만 개, 1억 원 미만이 50만 개다. 하루 평균 매출이 35만 원도 안 되는 식당이 67.5%에 달한다는 의미다. 임대료에 인건비에 식자재비 빼고 나면 한 달에 100만 원 가져가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경제적 어려움만이 문제가 아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식당 사장님으로 살기란 유독 고달프다. 부푼 꿈을 안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단골손님은커녕 손발이 맞는 직원도 구하기 어렵다. 손님의 악플에 속이 쓰리고 배달 사고에 가슴 철렁하다 보면 ‘장사하기 좋은 날’이 과연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된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장사, 앞으로 시작할 장사,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장사를 잘하려면 사장부터 변해야 한다. 아니, 사장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장사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 그것은 바로 사장의 ‘공부’다. 장사 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공부한다고 장사가 잘된다는 보장이 있는가?’ 하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사장님들이 “공부하면 장사가 잘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숫자로 입증된 효과도 있다. 배달의민족에서 운영하는 ‘배민아카데미’의 장사교육 프로그램에 10회 이상 적극적으로 참여한 음식점 업주들은 1년 만에 매출이 209%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았다(2017년 기준). 단 한 번 교육에 참가한 경우도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68% 이상의 매출증대 효과가 있었다.
치킨, 피자, 족발, 찜닭, 곱창… 가장 평범한 먹거리로 가장 특별한 성공을 일군
동네 가게 사장님들의 장사비법
‘배민아카데미’는 음식점 사장님들에게 경영지식과 생생한 현장경험은 물론 메뉴판 구성과 법률상식에 이르기까지, 장사의 A부터 Z까지 소상히 알려주는 장사수업이다. 교육장에는 실로 다양한 분야의 사장님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다. 경북 구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이른 새벽부터 그날 판매할 재료를 준비한 다음 아침 6시에 버스에 오른다. 3시간 넘게 달려와 1등으로 교육장에 도착하는 이 사장님에게는 몇 해 전 겪은 큰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겠다는 꿈이 있다.
나아가 교육으로 장사에 성공한 사장님들은 또 다시 배민아카데미에서 동료 사장님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성공의 선순환을 일으킨다. 이 책은 그 이야기를 정리한 것으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장님들과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어쩔 수 없이 대표주자를 선정하긴 했지만, 이 책에는 5년 동안 7041명(2018년 5월 기준)의 사장님과 함께 공부해온 배민아카데미의 결과물이 오롯이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 매장으로 3배 매출 올리는 법, 3만 팔로워를 만든 작은 치킨집의 ‘돈 안 들이고 끈끈하게 소통하는 법’, 배달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한 동네 피자가게의 ‘숫자 다루는 법’, 미국에 진출한 동네 찜닭집의 ‘브랜드 전략’, 친절하되 휘둘리지 않는 서비스 마인드까지, 사장님들이 온갖 시행착오와 공부를 거듭하며 쌓아올린 장사 노하우를 속 시원히 풀어낸다.
이들의 출발에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었다. 치킨, 피자, 족발, 찜닭 등 아이템도 가장 평범했고, 여느 자영업자들이 그렇듯이 대출을 받아 힘겹게 10~20평짜리 작은 가게를 마련했다. 개인 매장이었기에 대형 프랜차이즈의 화려한 광고홍보에 기댈 수도 없었다. 그런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고 개선하는 노력 덕분이었다. 자정에 장사를 마치자마자 전국의 족발 맛집을 찾아가 가르침을 부탁한 ‘깐깐한족발’의 정민환 사장, 강의를 들어가며 하루 1시간씩 SNS에 글을 올려 3만 팔로워를 만든 ‘엉짱윤치킨’의 백윤희 사장, 가게에 관한 모든 것을 기록하고 분석함으로써 바닥을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는 ‘준스피자’의 조병준 사장, 초반의 뼈아픈 실패를 공부로 극복하고 8개 브랜드를 일군 ‘일도씨패밀리’의 김일도 사장 등, 오로지 공부와 실천으로 자수성가한 사장님들의 이야기이기에 이들의 노하우는 더욱 특별하다.
온갖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10년 넘게 다져온 자신의 장사비법을 알려주는 게 아무렇지도 않을 리 없다. 그럼에도 공개하는 것은, 사장님들의 고충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게를 어엿한 브랜드로 키워온 이들 사장님들도 여전히 장사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실패를 줄이고 다 함께 유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에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기꺼이 동참해주었다. (저작권료는 홀로 사는 저소득층 어르신께 우유를 배달하며 안부를 묻는 캠페인에 전액 기부된다.) 장사가 두려운 예비 사장님들, 장사 실력을 키우고 싶은 사장님, 안정적으로 잘 돌아가는 가게를 만들고 싶은 사장님들에게,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노하우 전수이자 ‘나도 한번 해보자’는 자극, 그리고 ‘다들 어렵구나, 그러니 힘내자’는 위안을 함께 줄 것이다.